### 준비된 논리속 조용한 행보 특징...정치잠재력 인정받아 ###.

대표는 지금 미국 애틀랜타에서 올림픽 선수들을 응
원중이다. 출국전에는 사흘 내리 수해현장을 뛰어 다녔다. 집권당 대표
로서 여러 행사에 두루 얼굴을 내미는 건 이대표만의 특성은 아니다.

요즘들어 갑자기 바빠진 것도 아니다. 그는 대표에 취임한 5월7일이
후 당내 모든 의원과 원외 위원장들을 만났다. 대권 주자들과도 최소
한 1번이상은 따로 밥을 먹었다. 임시국회 도중에도 거의 매끼 식사 약
속이 따로 있었고, 심지어 수해도중에도 그랬다. 이것 역시 당대표로서
해야할 일들이다.

확연하게 다른 점은 있다. 그는 좀처럼 표를 내지 않는다. 그래서인
지 『당을 참 조용하게 만든다』며 대부분 이대표를 좋게 평한다. 이런
평가뒤에는 늘상 두가지 흐름이 맞부딪치게 마련이다. 「좋고 성실하니
가능성이 큰 것 아니냐」는 쪽과, 그런 헌사속에 정치적 잠재력이랄까
폭발력 등은 미리부터 배제하겠다는 의도를 감춰두는 쪽이다. 양갈래
견해는 여전하지만 「추세」로 보면, 이대표는 대표생활 석달만에 후자쪽
흐름들을 상당히 희석시켰다는 평가들이다.

이대표는 출국하던 지난달 31일 오후 당의 정책전문위원 11명을 대
표실로 불렀다. 『내가 돌아올 때까지 각 분야에서 「선택」해야 할 것이
뭔지를 정리해 두라. 돌아와서 1대1로 브리핑을 받겠다.』 갑작스런 「엄
중지시」에 전문위원들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지난 임시국회때 이대표는 대표연설문 초안을 거의 막힘없이 구술했
다. 그래서 준비소위가 한번 돌려가며 읽는 것으로 연설문 준비작업을
마쳤다고 한다. 무소속 의원들의 영입이 쟁점이 되었을 때는, 한 관계
자가 세가지 「대응논리」를 보고했더니 이대표는 즉석에서 7가지의 논리
를 내놓더라는 얘기도 있다. 한 핵심 관계자는 『이대표에 대한 의원들
의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 대표가 국가와 정치 전반에 대해 나름의 뚜
렷하고 정리된 생각을 갖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사례는 또 있다. 임시국회때 여-야 3당은 어렵게 개원에 합의하고
본회의를 열었으나 민주당 의원들이 제도개선특위에서 자신들을 배제했
다며 농성을 벌였다. 이에 여-야 3당 총무들은 힘을 합쳐 민주당 의원
들을 강제로 끌어 내리기로 합의했다. 이를 전해들은 이대표는 『민주당
이 원하는 만큼 의사진행 발언을 줘라. 인내를 갖고 기다리라』고 지시
했고 국회는 결국 그의 뜻대로 굴러갔다.

이대표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다른 사람
이 나를보는 평가와 실제의 나사이에 차이가 있을 수 있는 또 한가지는
결단력의 문제이다. 결단으로 얘기하자면 나는 조용한 결단이 중요하다
고 생각한다.』.

그의 「조용한 결단」들은 결과적으로 결실을 거두고 있다. 이런 연유
로 그를 향한 눈길들도 예전과 달라지고 차기 가능성을 공공연하게 거
론하는 이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이대표는 이 대목에 관한한 철저하게 「무욕」을 강조하고 있
다. 한 측근 인사는 『이대표는 자신과 대권문제에 대해 의식적으로 생
각을 배제시켜 나가는 것 같다』고 전했다.

역설적이지만, 이런 무욕의 울타리가 그의 활동공간을 더욱 넓혀놓
고 있는지 모른다. < 허용범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