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능만으론 어림도없는 가요시장…히트곡,이렇게 만들어진다 $$$
--------------------------------------------------
「1백만장」의 기폭제가 되는 「빅 히트곡」들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작곡가나 가수들의 음악적인 재능에 의존해 히트곡들이 만들어진다는
생각은 너무나 단순하다. 신인가수들의 발굴과 조련, 신보 출간 시기의
신중한 선택과 사전 분위기 조성, 그리고 치밀한 홍보 등 거의 작전을
방불케 하는 음반기획사의 전략에 의해 인기곡이 탄생하는 것이다.

올 여름에 가요계를 돌풍처럼 휩쓸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남성 듀엣
그룹 의 「꿍따리 샤바라」라는 노래를 예로 들어보자. 6월6일 발매되
자 마자 각종 방송 프로그램 차트의 정상을 차지하며 한달여만에 60만장
을 돌파한 이 곡은 국내 최고의 음반기획사인 「라인 음향」의 치밀한 전
략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 치밀한 전략이 만들어낸 `꿍따리 샤바라' ===.

「꿍따리 샤바라」가 들어 있는 의 앨범은 「라인음향」의 스타제조
기인 김창환씨의 작품. 「라인 음향」에서는 이 음반이 출시되기 한달 전
부터 PR판1천장을 만들어 전국의 나이트클럽에 뿌렸다. 신나는 댄스음악
이라는 점을 노려 방송을 타기 전부터 나이트클럽을 중심으로 분위기를
띄운 것이다.

여기에는 「클럽 플레이 어소시에이션」이라는 단체가 큰 역할을 했다.

올 3월 결성된 이 모임은 전국 1천5백여명의 나이트클럽 DJ들이 모인 단
체로, 나이트클럽 DJ 출신인 김창환씨와의 유대관계가 돈독하다. 나이트
크럽 DJ들의 『「라인」의 신보』라는 소개와 함께 「꿍따리 샤바라」는 전국
의 나이트클럽을 들썩이게 했고, 이미 음반이 출시되기 전부터 「춤꾼」들
의 귀에 익은 곡이 돼 버렸다. 의 멤버 중 하나인 구준엽을 작년 말
부터 서울 강남의 D 나이트클럽의 메인 DJ로 출연시킨 것도 「라인 음향」
의 치밀한 전략 중 하나. 등의 「춤선생」으로 이미
TV를 탄 멤버 강원래에 비해 지명도가 떨어지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구준엽은 곧강남의 춤꾼들 사이에서 「춤 잘추는 건장한 DJ」
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사전포석 덕분에 「라인 음향」측은
「1백% 성공한다」는 확신을 갖고 판을 풀 수 있었고, 이러한 확신은 맞아
떨어졌다.

현재 새로운 가요의 시험장 역할을 하는 것은 나이트클럽이다. 흔히
「클럽」으로 불려지는 유명 나이트클럽에서 인기곡으로 부상하면 이는 곧
보증수표가 된다. 특히 90년대 이후 댄스뮤직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나이트클럽은 방송에 버금가는 인기곡의 「진원지」로 부상했다. 각 음반
기획사들이 신보를 출시하기 전 유명 클럽에 PR판을 돌리면서 홍보에 열
을 올리는 것은 이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아직까지 음반기획사들이 주요 공략대상으로 삼는 것은 방송
사이다. 일반 소비층의 귀를 사로잡으며 폭발적인 구매력을 부추키는 데
는 방송에서 반복적으로 곡을 틀어주는 것 이상의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각 음반기획사들은 신보가 나오면 로드매니저들을 동원해 홍보자료와
음반을 들고 방송사들을 누빈다. 각 방송사의 가요담당 PD들에게 일일이
판을돌리는 것이다. 특히 TV보다는 라디오가 우선적인 공략대상이다. 보
통 신곡들을 자주 방송에 올리는 것은 TV보다는 라디오, 특히 FM의 전문
음악 프로그램들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스포츠지를 위시한 신문매체
의 홍보도 중요한 부분. 신곡이 출시되면서 언론에 한줄이라도 기사가
나오게 되면 커다란 부력을 얻는 게 당연하다.

방송사에 신보가 들어온 후 방송을 타기 전에 일단 먼저 거쳐야 하는
것이 심의실. 각 방송사들은 가요 담당 PD와 심의위원들로 구성된 심의
실을 두고 있다. 여기서는 신곡의 표절 여부와 가사의 문제점 등을 따진
다. 올 7월부터 공연윤리위원회의 가요 사전심의제가 폐지되면서 각 방
송사들은 심의실의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있는 추세이다. 최근 의
새 앨범에 수록된 「364」라는 노래가 성폭행을 암시한다는 이유로 에
서 방송을 타지 못하는 것도 심의실에서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 「비즈니스」라 불리는 「PD와의 친분쌓기」 ===.

일주일에 한번 열리는 각 방송사의 심의에서 한번에 검토되는 곡의
수는 대략 1백여곡. 평균 10∼20장의 앨범이 심의를 거친다. 진무세
심의운영부장은 『가사가 특히 불건전하거나 표절의 의심이 가는 몇몇 곡
을 제외하고는 90% 이상의 곡이 심의를 통과한다』며 『하지만 심의를 통
과한 신곡 중에서도 10대들의 입맛만을 노린 유치하기 짝이 없는 곡들이
상당수』라고 말했다.

일단 심의를 통과한 곡들이 방송을 탈 수 있느냐의 여부는 전적으로
가요담당 PD들의 손에 달려 있다. 과연 어떤 기준에 의해 선곡을 할까.

일단 「음악성과 곡의 완성도」를 기준으로 삼는다는 대답이 일반적이다.

가요 프로그램 중 최고의 청취율을 올리고 있는 FM 「의 가요
광장」을 진행하는 김무인 PD는 『보통 15∼20곡이 나가는 두 시간짜리 방
송을 진행하기 위해 오전 내내 30곡 이상의 가요를 들으며 선곡을 한다』
며 『신곡 중에서는 20대 사무직 여성인 우리의 주 시청자의 취향에 맞고
곡의 완성도가 우수한 작품을 일차적으로 선별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표면적인 선곡 기준 외에 각 음반제작자나 기획사 사
장들과 PD와의 「개인적 친분」이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한
가요담당 PD는 이렇게 말했다. 『일주일이면 10장이 넘게 들어오는 새 앨
범중에서 손이 가는 것은 아무래도 평소 알고 지내는 기획사나 제작자의
물건이다. 생판 모르는 사람이 10번 찾아와 선곡을 부탁하는 것보다는
평소에 아는 사람이 한번 찾아오는 게 솔직히 더 마음이 당길 수밖에 없
다』 가요판에서 흔히 「비즈니스」라 불리는 「PD와의 친분쌓기」가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가요판에서 경쟁이 치
열 해지고 「승자가 전부를 갖는」 구도가 되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히트곡을 띄울 수밖에 없다. 평소 기회가 닿을 때마다 술 사주고
밥 사주면서 PD들에게 다가서야만 이 바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올 초 음반기획사를 차린 김모씨는 『음반홍보비로 5천만원에서 1억원
을 쓰는 게 보통』이라며 『특히 경쟁이 치열한 댄스음악의 경우는 홍보비
로 1억원 정도를 뿌려야 히트곡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가요계의 「어두운 부분」은 평균 4년을 주기로 「PD 파동」이라
는 이름으로 그 치부를 일반에게 드러내고 있다. 작년 초 「PD 파동」이
터지자 각음반기획사들은 아예 신곡에 대한 홍보를 그만두고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가기도 했다.

방송과 길거리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울려퍼지면서 어느 날 갑자기 우
리 앞에 다가오는 인기곡. 철저한 계산과 전략에 의해 만들어지는 인기
곡들이 늘어나면서 소비자의 선택권은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