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모의 마수⑭ ))(((((((((.
도성안팎의 치안상태가 문란해지자, 국왕은 원시임 대신들을 불렀다.
영의정 심순택, 판중추부사 김홍집, 김병시, 그리고 우의정 조병세등이
었다. 이들은 기별이 있을때까지 빈청에서 기다렸다.
국왕이 대신들을 소집한 것은 보나마나 새로운 포도대장 인선에 관한
일일거라고 짐작한 이들은 각기 의중의 인물을 거명했다.
『무엇보다 영이 서는 사람이 나서야 할것이오. 누가 좋을것 같소이까.』
심순택은 좌중을 둘러보며 물었다.
『신정희가 적임이라고 생각하오이다.』
김홍집의 대답이었다.
『그렇다면 그의 짝으론 누가 있소이까?』
『굳이 찾자면 이봉의겠지요.』.
그러자 김병시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상감께서 다 생각이 있으실 터이니, 우리가 먼저 거론할 필요가 없어
요. 만일 상감의 뜻과 어긋나면 대신의 체모만 손상될 뿐이니까요.』.
편전에서 입대하라는 전갈이 왔다.
모두들 편전에 들어 순서대로 좌정하자 국왕이 말했다.
『도성안에 화적이 발호하다니, 한심한 일이오. 이것은 포도대장이 소임
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탓이오. 경들이 한사람씩 천거하시오.』
심순택이 고개를 들고 대답했다.
『신하를 알기로는 임금만한 사람이 없다하였나이다. 전하께서 재량껏
하시면 될 일이오이다.』
『신정희와 이봉의가 어떻소?』.
그러자 대신들은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음을 참았다.
『뭐가 우습소?』.
김병시가 자초지종을 아뢰자 국왕도 소리내어 웃었다. 모처럼 인사문
제에 군신의 의견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지금 도성의 치안은 나라의 체통을 잃을 지경으로 어지러운 형편이옵
니다. 비유해서 말하면 변란이 일어난거나 진배없사오이다. 포도대장들
에게 선참후계의 권한을 주어 추상같이 다스리면 반드시 효험이 있을 것
이오이다.』
심순택의 건의였다.
국왕은 잠시 생각하고 대답했다.
『아뢴대로 하오.』.
이렇게해서 신정희는 좌포도대장, 이봉의는 우포도대장에 임명되었다.
둘다 고명한 무반가문의 출신이다.
신정희는 에서 일본과 수호통상조약를 맺을때 전권대신을 맡았
던 신헌의 아들이다.
이봉의는 장신 이경우의 아들로 성품이 중후하고 강직하여 사람들이
두려워했다.
이무렵, 세상이 어지러우면 항용 그렇지만 양반가에선 골패, 백성들사
이엔 투전이 성행하여 이런 도박행위가 강절도 살인등 범죄의 온상이 되
고 있었다.
신정희는 도박금지령을 내리고, 위반하는 사람은 죄의 경중을 가려 포
도청옥에서 목을 매달기도 했다.
소문이 퍼지자 도성안은 물을 끼얹은듯이 조용해지고, 적어도 밥집과
주막, 저자거리같은데선 하루아침에 도박이 사라졌다.
한성판윤은 무당 진령군덕분에 벼락출세를 한 이유인이다.
장호원서 왕비를 따라 올라왔던 신령군의 위세만은 못했지만, 진령군
도 여전히 내전을 출입하면서 매관매직의 뚜쟁이 노릇을 하고 있었다.
남편이나 다름없는 이유인이 한성판윤이 되자 진령군은 더욱 방자하게
굴었다. 이 무당집에 행랑살이를 하며 심부름 하는 젊은 사내가 있었다.
이자가 호랑이의 위세를 빙자한 여우새끼처럼 번화한 골목을 누비며 술
값을 잘라먹는 따위 행패를 부리기 일쑤였다.
포졸도 감히 손을 대지 못했다.
종사관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신정희는
『놈이 투전하는 현장을 덮쳐 잡아들이고, 죄안을 만드는 즉시 교살하
오.』
눈썹하나 까닥하지 않고 일렀다.
형을 집행하게 되면 무당이 왕비에게 달려가 울고불고 하소연할 것이
다. 왕비는 신분을 뻔히 알면서 죽인 일을 괘씸하게 여기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