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결정 위원 9명중 전문가는 단 1명 ===
=== 심의절차 공개-전문가 참여확대등 개선책 검토 ===.
< 신형준기자 >.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가짜총통 국보지정」 파문이 가시기도
전에 인간문화재(중요무형문화재) 지정 과정에서 금품이 오고 갔음이 폭
로되면서 문화재 관리에서 충격적인 허점이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
사기장(제105호) 지정과정에서 조사위원과 후보간에 뇌물이 오갔음이
드러난데 대해 문화재 관계자들은 『곪은 것이 터졌다』는 반응들이다. 과
거에도 중요무형문화재 지정과 관련해 『돈이 오고갔다』는 소문이 심심찮
게 돌았기 때문이다. 한 고미술전문가는 『인간문화재로 지정될 경우 그
사람의 작품이나 공연의 금전적가치는 하루아침에 몇십배까지 껑충 뛴다』
며 『이 때문에 인간문화재를 지정하는 심사과정에서 잡음이 빚어진 경우
가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에 사기장 지정을 둘러싸고 빚어진 스캔들은 그런 「추측」을 사실
로 확인시켜준 사건이다. 정양모국립중앙박물관장과 윤용이원광대교수에
게 배달증명편지를 보냄으로써 사건을 표면화시킨 홍재표씨의 며느리 이
계임씨는 『돈을 준 나도 잘못했지만 지정과정에 너무 문제가 많아 구속
되는 한이 있더라도 문제제기를 해야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힐 정도였다.
이씨는 도자기전문가가 아니어서 전문용어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이
지정과정에 참여하더라고 전했다. 실제로 사기장 지정 조사의 경우 조사
위원(연구원 포함) 14명중 도자기전문가로 꼽을수 있는 사람은 정양모관
장, 윤용이교수, 이번 건으로 문화재 전문위원직을 사퇴한 정명호
교수 쯤이었다. 특히 최종 결정을 내리는 문화재위원회 제4분과위원 9명
중 도자기전문가는 윤용이교수 한사람뿐이었다.
비전문가 위주로 구성된 위원회에 심의를 맡기는 어처구니 없는 문화
재지정 절차는 무기 전문가 한두명 의견만 듣고 30분만에 국보지정을 결
정했던 지난 92년의 「가짜 총통」 지정심의 때와 전혀 다를바 없다. 이계
임씨는 『지도위원급중 우리 가마터를 찾은 사람은 두사람밖에 없었고,그
중 한명은 불과 2시간만에 조사를 끝냈다』며 『이처럼 형식적인 조사로
어떻게 인간문화재를 지정할수 있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도 주장
했다.
문화재위원회 관계자는 『가짜총통 사건과 맞물려 터진 뇌물사태를 계
기로 문화재지정 기준과 절차에 투명성과 객관성을 보장할 대책을 서둘
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지 못할 경우 자칫 국민들 사이에
정부가 지정관리해온 인간문화재 전반에대한 불신감이 번질 우려마저 있
다는 얘기다.
정기영문화재관리국장은 ▲문화재 조사와 심의절차 공개와 전문가 참
여확대 ▲문화재지정 예고제 등 다양한 개선방안들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그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