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열린 12.12와 5.18 사건 21차 공판에서는 일부 피고인이 직접
증인들을 상대로 날카로운 신문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변호인들을 통한
질문에 만족하지 않고 자발적인 「결백 증명」에 나선 것이다.
피고인은 이날 윤흥정 5.18 당시 전교사사령관에게 계엄군 지
휘권 2원화와 관련된 윤씨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윤씨는 『현장지휘
부인 전교사 상황일지에 없는 내용이 계엄사 상황일지에 포함돼 있는 것
으로 볼 때 당시 전교사에 파견된 특전사 소속 지휘관들이 정식 계통이
아닌 별도의 지휘-보고체계를 갖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에서
진술했었다.
이에대해 당시 특전사령관이었던 정피고인은 『계엄사는 예하부대의 보
고만 받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직접 각 일선부대에 상황을 확인할 수도 있
다』며 『계엄사와 전교사중 어느 쪽이든 담당장교에 따라 더 상세하게 파
악된 일지를 갖고 있을 수 있지 않느냐』고 따지고 들었다. 이에 윤씨는
『그럴 수 있다』고 한발 후퇴했다.
정피고인은 이어 『전교사령관으로 계신동안 제가 보안사령관의
뜻이라면서 전하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느냐』라고 물어 『없다』는 즉답을
얻어냈다. 또 전교사 내에 특전사 지휘부를 별도로 설치한 것으로 알고
있다는 윤씨의 진술에 대해 『(윤씨의) 퇴임 다음날부터 사무실을 빌
려썼는데, 직접 본 적이 있느냐』고 캐묻기도 했다. 정씨의 질문이 이어
지자 김상희 부장검사의 표정이 일순 굳어졌다.
이에 앞서 피고인은 상황이 발생한지 한달쯤 지난뒤에 작성되는
전교사 전투상보보다는 즉시 기록되는 상황일지가 보다 신뢰성이 있다는
윤씨 주장에 대해, 『전투상보는 각부대 중대장이 직접 작성하고 객관적
인 사실을 중심으로 작성되므로, 총장이나 군사령관의 지시가 빠질 수도
있는 상황일지보다 더욱 중요하다』고 공박했다. 윤씨는 이에 대해 『당시
전투상보는 소령이 결재해 육군본부에 제출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대통령은 이들의 주장에 공감한 듯 오전 재판이 끝난 직후
퇴정하면서 웃음띤 얼굴로 정피고인과 시선을 교환했으며, 다른 피고인
들도 정-허피고인 주위로 몰려와 손을 잡거나 어깨를 두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