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속 과제는 오직 대선…모든 국정 「대권게임」시각 해석 ###.
4.11 총선이 끝난 후 의 한 핵심인사는 후일담에서 이렇게 말
했다. 『지난 총선에서 가 선거에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는 아무도
모를 것이다.』 그는 구체적인 언급은 회피하면서 『상상을 초월할 지경』이
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만치 총선에 쏟아부은 관심과 노력이
대단했다는 얘기이다. 그렇다면 지금은. 최근 정가에선 『이제 의
남은 과제는 대선』이라며 『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그쪽으로 연
관지어 해석해도 그다지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언론이 왜들 이러지.』 요즘 쪽에서 간간이 나오고 있는 볼멘소
리이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들어 여권은 국회파행서부터 경상수지 적자
심화등 경제불안, 물가정책 등 경제정책 실종, 노사분규를 둘러싼 사·정
대립, 그리고 낙하산식 인사정책 등에 이르기까지 가히 언론에 「총체적
몰매」를 맞고 있는 형국이다. 더더욱 가 불만인 것은 각언론 보도
가 야당의 「총체적 위기론」의 공세에 앞서거니 뒤서거니 보조를 맞추기라
도하듯 터져나오기 때문이다. 특히 여권은 최근 들어 하강세를 보이고 있
는 각종 경제지표가 현 정부의 책임으로 돌려지자 매우 곤혹스러운 표정
들이다.
우선 경제부처에서는 각종 수치를 인용하면서 재계나 경제연구소들의
비관 위주의 경제전망을 반박하고 나섰다. 7월6일 있을 예정이던 대통령
주재 경제운용계획보고회의를 2일로 앞당기고 그에 앞서 유럽 방문중인
통산부장관을 급거 귀국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통상외교길에 올랐
던 주무장관의 일정까지 취소시키는 외교적 결례까지 범하면서 「대외용」
회의를 서두르는 데엔 분명 여권 핵심부의 초조감이 엿보인다. 종래의 정
부비판에 대한 대응양식과는 뭔가 다른 것이다. 무엇보다 언론동향에 민
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특히 눈에 띈다. 한마디로 바깥에서 제기되고 있
는 「위기론」에 대해 여권 핵심부가 이를 심각하게 내부의 위기로 받아들
이고 있는 것이 역력하다. 경제실정 등 일련의 정부비판 목소리가 시기적
으로 앞으로의 정국운용은 물론 정권 재창출에 적신호가 될 것으로 받아
들이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결국 측이 언론에 갖는 불쾌한 반응이나 이를 야권의 대여전략과
연관지어 생각하고 있는 것은 일차적으로 그것이 「대권가도」에 미치는 영
향 때문이다. 여권이 최근 들어 국회개원 협상에 다소 누그러진 자세로
방향 전환하고 있는 것이나 김 대통령이 당 중진들을 차례로 로 불
러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모양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런 인식의 산물들이
라할 수 있다. 경제문제에 대해서도 다시 와이셔츠를 겉어붙이는 장면을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런 모습들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경제문제에 대해서는 근본적
인처방이 내려질지 쉽게 장담하기는 힘든 노릇인 듯싶다. 무엇보다 경제
를 포함, 산적한 현 시국에 대한 정확한 상황인식과 해법 마련이 과연 있
을까 하는 의문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한 정치분석가는 『무엇보다 한 나
라의 국정을 하나도 대권, 둘도 대권식의 제로 섬 게임으로 단순화시켜
보려 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민회의의 한 당직자도 『지금까지
보여왔던 여야 대치일변도의 정국운용, 경제정책이나 인사정책상의 난맥
상이 바로 국정책임자의 철학 부재에서 비롯됐음에도 이를 일시적으로 호
도하려 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 경제 등 산적한 국정난제 해법 나올지 의문 ////.
구 여권의 한 인사는 김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을 들어 「제압」과 「제외」
로 설명한 적이 있다. 자신의 정치적 노선에 반대되거나 자신을 따르지
않는사람에 대해서는 철저히 제압하고 배제시킨다는 것. 따라서 국회가 개
원이 되더라도 이변이 없는 한 지금까지 계속돼왔던 「오기의 힘겨루기」는
전선만 형성되면 언제든 새로 발동되기 십상이라는 지적이다 . 물론 야권
에서의 양김이 보이고 있는 「대권게임」도 따로 떼놓을 얘기는 아니다. 문
제는 국정운영의 중심축인 김 대통령이 양김, 다시 말해 이들로 대변되는
야당의 존재를 인정하고 함께 가는 동반자적 정국운용 자세를 보이겠느냐
는 것이다. 특히 총선의 승리무드에 젖어 있는 김 대통령이 얼마나 마음을
달리 바꾸겠느냐 하는 회의가 여권일각에서도 나오고 있다. 민주계의 한
핵심실세도 『위기에 닥치면 그것을 돌파하는 무서운 저력을 보이지만 잘
나갈때는 판단을 그르치는 수가 종종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여권의 또 다른 한 관계자는 『김 대통령은 야당의 양김을 여전히 정치적
카운터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교체의 대상」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면서
『특히 총재에 대해선 자신과 같은 반열에 오르는 것을 상상조차 하
기 싫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번 당선자 영입을 둘러싸고 여
야가 한창 시끄럽던 때에 김 대통령이 주변에 했다는 말 속에서도 그런 심
리의 일단을 엿볼 수 있다. 김 대통령은 그때 야당이 인위적인 정계개편이
라면서 반발이 심하자 『원래 없었던 당들이 이제 와서…(국민회의 자민련
이 14대 국회에서 없었다가 새로 만든 인위적이라는 당이라는 뜻인 듯)』라
며 한마디로 야권의 주장을 일소에 부쳤다는 것이다.
최근의 국회파행 문제도 결국은 이런 쌍방간의 적대감에서 비롯된, 15대
국회의 생래적인 현상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흥미로운 것은 요사이 정
가에서 지난 85년의 2.12 총선이 현재 3김의 대립구도와 연관지어 회자되
고 있다는 것. 당시 12대 국회의 분포는 전체 2백76석 중 민정당 1백48석,
신민당 67석, 민한당 35석, 국민당 20석 등. 그러나 선거 후 돌풍의 주역
이었던 신민당 YS는 민한당에 대한 대거 영입작전을 펴 선거가 끝난 지
2달도 채 안돼 민한당을 와해시켜 버렸다. 당시 YS가 승리의 여세를 몰아
민한당을 흡수통합하던 게 지금의 「밀어붙이기」와 흡사하다는 것. 정가에
서는 YS와 DJ의 헤게모니 다툼이나, 최근 JP가 YS의 무차별 영입공세에 의
해 민한당처럼 자민련이 소멸되는 것이 아니냐는 위기감을 가졌던 것도 그
때를 연상케 한다는 얘기이다.
최근 총재 등 야권에서 흘러나오는 「YS퇴임 시나리오설」도 얘기
의 진위를 떠나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시나리오설의 주조는 김 대통령
이 대선 후에도 총재직을 유지할 것이라든지, 집권연장을 위해 내각제를
시도할 것이라든지 하는 다소 황당스런 얘기이다. 김 총재 자신도 얼마 전
김대통령의 퇴임과 관련해 두가지 가능성, 즉 북한이 붕괴될 경우 통일대
통령으로 권력연장을 기도할 가능성, 다음으로 내각제 개헌 수용 변수 등
을 언급했다고 전해진다. 김총재는 이런 시나리오를 언급하면서 『30년 동
안 같이 정치를 해봐서 잘아는데…』라는 말도 덧붙였다고 한다. 측
은 물론 이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모르는 얘기』라고 한마디로 일축했다. 그
러나 「알든 모르든」 이런 얘기들이 불거져 나온 데는 4.11 이후 계속되고
있는 YS의 대야 강공포격의 「탄착점」이 과연 어디인가 하는 의문이 가시지
않는 때문도 있다. 왜 무리한 과반수 영입을 서둘렀는지, 아직까지도 타협
과 설득의 유연한 자세를 잘 나타내고 있지 않은지 하는 의문점 등이 그것
인 것이다.
4.11 총선 후 「질주」를 거듭해오던 YS식 드라이브는 일단 본격적인 장
마철에 접어들면서 다소 주춤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정국의 풍향
에 대해서는 대부분 한결같은 비관론에 서 있는 듯하다. 한 관측통은 『모
든 국정을 대권게임에서 바라보고 「적」이 나타나면 「필살」하는 YS의 정치
스타일은 하늘이 무너져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