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운동의 메카...젊은 건축가부부가 전통재현 $$$.
북 회교공화국 수도 튀니스에서 1번 도로로 한
시간 가량 남하하면 올리브 밭 한가운데 둥근 지붕의 하얀 건물군이
모습을 드러낸다.
「켄 빌리지(Ken village)」. 유일의 국제문화센터이자 「튀
니지의 본모습을 찾자」는 문화운동의 메카다. 프랑스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젊은 엘리트 건축가 부부가 10년 동안 땀과 눈물로 재현해놓
은 문화현장이다.
1987년. 프랑스 낭뜨에서 건축을 공부한 슬라헤딘과 누라 스마
우이(49) 부부가 7년만의 유학에서 돌아온 고향은 어느모로 보나 튀
니지가 아니었다.
『바람 한점 안 통하는 현대식 콘크리트 건물에 에어컨을 잔뜩 켜
놓고 살고 있더군요. 올리브와 사막출신임을 숨기고, 얼마나 유창하
게 프랑스어를 하는지가 교양의 척도였구요.』.
슬라헤딘과 스마우이 부부는 그 시절의 충격을 잊지 않는다. 『2
천년 넘게 이민족지배 아래 살고 있었지만, 그 「언젠가」는 적
인 문화가 존재했었겠지요. 그것을 되살리자고 둘이 약속했습니다.』
고대지중해의 패권을 장악했던 카르타고가 바로 이들 의 선조
이지만, BC 146년 3차 포에니전쟁에서 패배해 로마에 멸망당한 이래
반달,비잔틴, 아랍, 프랑스등 숱한 이민족지배로 이젠 한마디로 『이
것이 바로 「적」인 것』이라고 내놓을만한 것이 없는 나라가 돼
버렸던 것.
그래서 짓기 시작한 것이 「켄」 마을이다. 켄은 영어식 이름이 아
니라, 「언젠가…」란 뜻의 아랍어. 언젠가 분명 존재했을 적인
것을 살려낸다는 뜻에서 지은 이름이다. 스마우이 부부는 우선 건축
과 생활양식에서 를 재건하기로 했다. 옛 집을 찾아다니며 설
계도를 만들었고,의 자연환경에 맞는 재료와 공법을 복원하는
데 가장 큰 힘을 기울였다.
이제 10년만에 반쯤 모습을 드러낸 켄 마을은 북 사막
의 뜨거운 태양과 지중해의 훈풍으로부터 사람을보호하는 아늑한 공
간으로 변모했다.
둥근 지붕과 흰 벽이 햇볕의 흡수를 막고, 「안 블루」라고
이름지은 쪽빛문과 창이 짙푸른 지중해 바다를 상징한다. 바람 한
점 안 통하는 콘크리트 대신 열에 강한 모래와 흙으로 벽을
지어 자연스레 숨쉬는 건물을 만들었다. 앞-뒤창과 문을 열어두면
맞바람이 통해 천연 에어컨디셔닝이 된다. 마당에는 척박한 사막 토
양에서 버틸 수 있는 선인장과 자스민, 올리브와 비스커스로 정원을
꾸몄다. 「물쓰듯」 물을 마셔대는 잔디는 없다.
높다란 둥근 천장과 환기창이 청량감을 더하는 이 집들은 지금
전시장과 작업장으로 쓰이고 있다. 기독교와 이슬람이 혼재한 이곳
의 역사를 반영하듯, 십자가와 낙타를 함께 수놓은 카펫과 금방이라
도 패션가에서 응용할만한 전통의상, 그리고 실제로 옛
디자인을 현대화한 현대회화와 생활 소품을 상설 전시하고 있다. 비
머금은 사막의 짙은 모래색과 새파란 하늘을 점령한 흰 구름을 담은
장식용 초, 문의 무늬를 등받이에 응용한 의자와 책상 등. 유럽풍에
밀려 숨쉴 자리를 잃어가던 가 켄빌리지에서는 아름다운 현대
디자인으로 변신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