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부터 시작된 여-야 대결구도에 29일 처음 「변화」가 생겼다.
, 국민회의 박상천, 자민련 총무는 이날 점심시간
을 빌려 내 한 일식당에서 2시간동안 비공개 회담을 열었고 결과
는 역시 결렬이었다.
그러나 여권은 「원구성부터 하고 보자」던 원천봉쇄 입장에서 한걸음
물러섰고 자민련도 「그러면 우리도 표현을 좀 부드럽게 바꿔보자」고 다
가섰다. 결렬된 것은 국민회의가 그런 식으로 물러설 수는 없다고 버틴
탓이다.
이같은 변화는 「선거관련 공직자 중립」이라는 새로운 용어의 등장으
로 시작됐다. 정국교착의 핵이었던 「검-경 중립화」라는 표현 대신 실질
적인 의미는 같지만 「손가락질」 당하는 것 같은 느낌은 피하게 하는 이
용어가 등장하면서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거의 한몸처럼 붙어 을 압박하는 식으
로 돼 왔던 것과는 달리, 이날은 자민련의 입장이 과 가깝고 둘
이서 국민회의를 설득하는 식으로 회담이 진행됐다. 이총무는 박총무에
게 『선거관련 공직자라는 말을 받으면서 몇가지 중요한 단서를 달아 실
질적인 문제해결을 하면 될 것 아니냐』고 설득했고 서총무가 간간이 박
자를 맞추었다는 것이다.
이총무는 『내가 박총무를 설득한 것도 사실이고 이런 장면이 3자 회
동에서 처음인 것도 사실』이라면서 『지금 정도면 이 말이 무엇을 뜻하는
지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고 중요한 것은 실질적인 내용』이라고
말했다.
박총무는 그러나 『여-야 합의는 정확한 표현을 써야 하는데 이렇게
하는 것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것이고 정정당당하지 못하다』는 논리로 반
대했다.
확인결과 「선거관련 공직자」라는 표현은 27일 자민련 총무
접촉에서 아이디어가 나왔고 이는 자민련을 통해 국민회의에 전달됐으나
국민회의는 「그러면 우리가 뭘 얻느냐」 「그걸 받으면 당내 통솔이 어려
워진다」며 거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회의와 자민련 총무들은 3자회담에 앞서 이 문제에 대해 사전조
율하기 위해 29일 오전 따로 만나기로 했으나 국민회의 박총무의 이동이
기자에게 노출됨으로써 만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문에 이날 자민련과 국민회의 사이에서는 미묘한 기류가 흐르기
도 했다. 그동안 워낙 탄탄한 공조체제를 자랑해왔던 터라 이날 분위기
가 공조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비칠 수도 있었다. 실제로 은 적
극적으로 그런 냄새를 풍기기도 했다.
그러나 양당 총무들은 『공조체제는 전혀 다치지 않는다』고 재삼 강조
했다.
특히 이총무는 『아침에 총재를 댁으로 찾아 보고하는 자리에서
총재께서 「절대로 우리는 공조해서 협의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고 이 말
을 회담장에서 했다』고 말했다. 자민련은 원구성 조건을 둘러싼 내용의
부분에서는 신한국당쪽으로 선회했으나 정국의 더 큰 틀 때문에 아직은
야권공조를 중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차츰 3당관계가 미묘해지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