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권 「부정선거 백서」에 고소-고발로 무차별 「응사」 ###.

지난 6월22일 이 야3당 총재들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
의」 로 서울지검에 고소할 때 고소장은 하나의 격문을 연상케했다.

『과 은 정치적 위기를 극복하는 길은 여당인 이
4.11 총선거를 부정한 방법으로 치른 결과 때문인 것처럼 꾸며, 여론을
호도하고 정국을 불안하게 만드는 한편, 그 책임을 여당에 추궁하는 길
밖에 없다고 믿은 나머지… 15대 총선은 정부-여당의 금권-관권-편파보
도-흑색선전-DMZ 등 5악선거로 치러진 총체적 부정선거라고 규정하는 등…
전국 대다수 선거구에서 조직적으로 부정선거를 저지른 것처럼 허위사실
을 적시하여… 이 수사를 통해 피고발인들의 범죄행위를 낱낱이 국
민앞에 밝히고 다시는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만을 위해 상대방을 모함-비
방하는 폐습이 이땅에 재연되지 않도록 엄벌하여 주시길 바라면서….』.

사무총장을 고소-고발인으로 한 이 소장은 이날 오전 김찬진
변호사를 통해 곧바로 에 접수됐다. 집권 여당이 야3당 총재를 동시
에 고발하는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 이로써 벌어진 것이었다.
은 국민회의, 자민련, 민주당 총재뿐만 아니라,
「부정선거 백서」 작성 책임자들인 국민회의 김영배 의원과 자민련 한영
수 의원, 민주당 전의원 등 조사위원장 3인도 함께 고소-고발했
다.

이에앞서 그 전날에는 「부정선거 백서」에 혐의자로 오른 이
신범 의원이 「백서」의 인쇄 및 배포금지 가처분신청을 서울지방
법원남부지원에 제출했다. 나아가 은 3야당 총재와 이들 조사위
원장들에 대해 형사적 측면의 명예훼손죄 고발외에, 민사소송으로써 손
해배상까지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야당 전체가 선거를 전면적인 부정선거로 규정하고 공동으로 백서를
낸일도 유례가 없었던 일이지만, 이에 대해 여당이 이처럼 흥분하면서
강경대응하고 나선 것도 참으로 이례적인 일이었다. 마치 「이에는 이」라
는 복수전을 방불케하는 여야간 싸움은 이로써 정치의 권역이 법정으로
까지 비화한 셈이다. 총선이 끝난지 두달여가 지나간 시점에서, 더구나
국회는 개원조차하지 못하는 극한적 경색 국면 속에서 왜 여야는 부정선
거 백서라는 자료집 한 권을 둘러싸고 전면적 난타전을 벌이게 된 것일
까. 특히 국정을 풀어나가기 위해선 되도록이면 야당을 달래고 얼러야
할 여당인 은 무슨 속사정이 있길래 야3당 총재를 법정으로까지
끌어들이려 하는 것일까.

이와 관련해 지난 6월20일 열린 총장의 간담회는 현
국면에 대한 여권의 정리된 태도를 보여준 장면이었다. 강 총장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자청, 당사 6층 집무실로 기자들을 모았다. 그의 손
에는 유인물 몇장이 들려있었고, 그는 자리를 정리하자마자 이를 읽어
내렸다. 여권 핵심실세이자 입심이 좋기로 정평이 나있는 강 총장이 기
자간담회에서 미리 작성된 유인물을 읽는다는 것은, 그것이 매우 중요하
며, 한자 한획이라도 고치지 않으려는 의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
여지고 있다.

그는 입을 열자마자 부정선거 백서를 「유언비어집」이라고 규정한뒤 이
를 개원정국의 핵심쟁점인 「검-경 중립화」와 맞물린 전략이라고 단정했
다. 원색적 용어들도 총동원됐다. 마치 작년 「DJ의 20억+α설」을 주장하
고 나섰을 때와 비슷한 분위기였다.

30여분 동안 계속된 그의 발언에는 이른바 「여권 핵심부」의 격앙된 심
정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었던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 내년 대선까지 감안한 전면전 ////.

결국 의 부정선거 백서에 대한 강경 대응은, 이것이 궁극적으
로 검경 중립화를 관철하기 위한 야당들의 전략적 의도 때문이라는 판단
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 대선을 앞둔 여권으로서는 정권의 파수꾼인
검-경을 중립화한다는 자체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럴 경
우엔 지난 4.11총선 부정을 스스로 인정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결코
용납할 수 없는 마지노선으로 일찌감치 줄을 그어 놓았다. 아무리 개원
이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이것만은 양보할 수 없다는 강경한 태도는 여권
여러 곳에서 감지됐고, 그 방침은 잇따른 고소-고발로 이어져왔던 것이
다. 백서에 거론된 해당당선자 1백여명의 강한 반발도 고려됐다는 후문
이다.

여권은 이처럼 정치권 공방이 법정으로 비화하는데 대해 나름대로 우
려감도 갖고 있는 듯하다. 그것이 경색정국을 더욱 악화시킬 것은 명약
관화한 일이기 때문이며, 나중 어떻게든 개원정국이 협상으로 끝났을 때
발을 빼기도 어렵게 되기 때문이었다. 실제 야3당 총재를 고발하는데 대
해서는 고위당직자들 내부에서도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
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국면으로만 판단한다면 야권에 대한 정면대
응 기조, 특히 「검경 중립화」에 대한 완강한 여권 태도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권에는 야당의 요구가, 검경중립화 자체보다는 그를
고리로 정국을 경색시키고 국민들의 불안심리를 촉발하는 것이 내년 대
선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적지않다. 그렇다면 이 문제는 단순히 부정선거 백서에 대한 일
회성 대응이 아니라, 내년 대선때까지 야당으로부터 부단없이 밀려올 제
2,제3의 전면전을 예감한 여권의 단호한 대처의지를 보여준 일단으로 해
석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부정선거 백서를 사이에
두고 여야가 편가름돼 벌이는 공방은 달궈질 대로 달궈진 개원대치정국
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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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선거 백서」 무슨 내용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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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회의 자민련 민주당 등 야3당이 공동발간한 「부정선거진상조사 공
동백서」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기에 이 강력 반발하는 것일까.

3백74페이지 분량의 이 백서는 한마디로 총선 선거운동 과정에서 야당
이 선거부정이라고 주장한 사례와 언론 보도내용 등을 총망라해 싣고 있
다. 사례별로 보면 관권개입 사례 36건, 금품살포 39건, 향응제공-선심
관광 28건, 흑색선전 19건, 불법홍보물 배포 53건, 폭력행사 21건, 선거
방해 10건 등 2백여건(91개 선거구)에 이른다. 이밖에 자잘한 사례까지
합할 경우 당선자와 입당 의원 대부분이 부정선거 대상자로 올
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서울 등 접전지역 당선자들은 부정
선거 항목마다 이름이올라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김문수 신경식 의원 등이 대표적으로 거명된다.

야3당이 가장 명백한 물증을 잡았다고 주장하는 후보는 의원
(서울 송파 갑). 백서는 그가 선거운동 기간 공조직에 사용한 금액만 14
억4천9백20만원이라고 주장을 구체적으로 담고 있다. 그는 또 「모래시계
」라는 제목의 24쪽짜리 만화 배포, 재건축 공약을 담은 유인물 60
만개 제작-배포, 법정 선거비용 허위 기재와 선거비용 제한액 초과, 사
전선거운동 등 6개항에 걸쳐 이름이 올라 있다.

자민련이 집중 조사한 신경식 의원(충북 청원)도 무려 14페이지에 걸쳐
유권자에게 현금 제공, 물품-향응 제공, 허위사실 유포, 불법유인물 제작,
금품살포를 보도한 신문 탈취 등 6개항이 오르는 수모를 당했다. 민주당
이 파헤친 의원(부산 해운대-기장갑)에 대해서도 김 의원 운동원
들이 민주당 후보 부인 이경의씨에게 폭행을 가했다는 주장, 구청
지에 불법 홍보, 허위사실 유포 등 3개항을 수록했다.

서울 중구에서 국민회의 부총재와 격전을 치른 후보도
불법집회, 허위사실 유포, 책자 무료 배포, 불법 홍보물, 선거사무원 폭
행등 5개 항목을 지적당했다. 의원(서울 성동을)측이 선거운동원
조복심씨에게 7백70만원을 제공했다는 부분도 여야간 주장이 크게 엇갈리
는 부분이다.

야3당은 원래 백서를 8천부 제작해 각각 3천 3천 2천부씩 나누었다. 그
러나 백서 내용에 대해 이 반발하자 백서를 대량 제작해 거리에
서 시민들에게 배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