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폭력배 두목과 재기발랄한 여의사와의 사랑. 맛깔스런 언어의
마술사 이만희와 일관되게 사회적 주제에 관심을 기울여온 연출가 채윤
일의첫 만남.

둘 다 조금 어긋난 퍼즐조각을 끼워놓은 듯 하지만 이 두 사람의 사
랑과 두 「꾼」들의 만남이 홍대입구 산울림소극장에서 활기차게 진행중
이다.

25일 막을 올린 극단 산울림 「오늘의 한국연극-새 작품, 새 무대」
시리즈첫 작품인 「돌아서서 떠나라」가 이들의 무대. 작가 이만희의 독
특한 구성과 능란한 언어구사에 채윤일의 주제의식이 가세하고, 여기에
연기파배우 한명구와 정경순이 힘을 더해 절대적 사랑의 모습을 「희한
하게」 그려간다. 특히 폭발적인 에너지를 숨기고 있는 한명구와 영화-
드라마를 섭렵하며 개성 넘치는 연기력을 발휘한 정경순의 앙상블이 돋
보이는 이번 무대는 「불의 가면-권력의 형식」 「여성반란」 「자살에 관하
여」등에 이어 3년만에 부활된 「오늘의 한국연극」의 첫 무대답게 웃음과
해학속에 절절한 슬픔이 피어난다.

폭력배두목 공상두(한명구)는 2년6개월만에 채희주(정경순)앞에 불
쑥 나타난다. 인턴 1년차의 신출내기 여의사와 상처투성이의 중환자로
이들은 처음 마났다. 엉뚱한 주사를 놓아준 것이 인연이 되어 사랑하는
사이가 된 두사람은 신분의 차이를 넘어서 신앙적인 사랑을 하게 된다.
하지만 재회의 기쁨도 잠시뿐. 아주 긴 작별이 이들을 기다린다. 상대
조직의 두목급 거물 5명을 살해한 그가 도피생활을 청산하고 자수하기
위해 세상에 나온 것.

자기대신 사형선고를 받고 복역중인 충복을 죽음직전에서 구하기
위해서다. 다시 올 긴 이별을 예감한 희주는 약식결혼식을 고집하고 부
부가 된다.

다음날 작별을 망설이는 상두에게 건넨 희주의 마지막 한마디가 바
로 『돌아서서 떠나라』다. 무대미술은 산울림의 단골지기 박동우가 맡았
다. 공연은 8월18일까지. 화-수-목 오후7시30분, 금-토-공휴일 오후
4시-7시30분, 일 오후3시, 월요일은 공연없음. 02(334)5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