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남편 낌새가 이상하긴 했다. 귀가가 늦을 때가 잦았다. 주말
이면 상습적으로 『바쁘다』고 했다. 그러나 「설마」했다. 그러던 어느날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남편의 외도 사실을 확인했다. 아내는 깊은 배신
감과 분노에 치를떨었다.
『그간 우리 부부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어요. 남편은 가정에 관심
이 많았지요. 자상한 면도 있습니다. 부부 관계에서도 하등 불만이 없
었습니다.』 아내는 남편을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그렇
다고 대뜸 이혼을 떠올릴 생각도 없다. 그간 살아온 정, 아이문제, 친
인척관계들을 쉽게 포기할 수 없어서다.
외도는 분명 죄악으로 규정된다. 심리학적으로 보아 신경증적 일탈
행동으로 간주하는 이도 있다. 남의 일이라면 외도는 모두 비난대상이
된다. 하나 당사자는 간통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자연스런 욕망 표출
수단으로 합리화하려 한다. 남자는 흔히 섹스와 사랑 간에 함수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 사실 외도에는 저마다 복잡한
동기와 심리가 깔려 있다. 재미삼아 1회성으로 즐기려는 사람으로부터
본격적인 늦사랑을 불태우는 사람까지 양상은 매우 다양하다.
상담을 해보니 예의 아내는 착실하고 완벽주의적인 성격이었다. 남
편에 대해서는 그간 숨은 감시와 관찰을 해왔다. 물론 모범적인 가정
을 꾸리려는 뜻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바로 그런 점이 자제력 약한 남
편의 일탈 심리를 부추겼을지 모른다. 나이가 들수록 변하고 싶어하는
남편의 마음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성생활 형태도 보다 자유롭게 시
도해 보고, 내면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대화 방식도 중요하다. 그것이
남편의 외도를 막는 최소한 예방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