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 30-40명꼴 진료...침통 들고 주민 찾기도 ###.
한의사 출신의 오규석(37) 기장군수는 지난 1년간 자장면으로 점심을
때우고 있다. 점심 시간을 이용해 1시간 남짓 한방진료를 하다보면 제대
로 식사할 짬이 없기 때문이다.
치료를 받으러 오는 사람은 관내 노인과 영세민들. 초기엔 오해도 많
이 샀다.
『그렇게 침을 놓고 싶으면 한의사나 계속 할 노릇이지….』 『3년내내
선거운동만 할 작정이군.』 하지만 쑤근거림은 1년 내내 한결같은 오군수
의 극성앞에 차차 수그러들었다.
『평생 병원문턱에도 한번 못가본 영세민 환자들의 한을 풀어 주고 싶
었을 뿐입니다.』 「주민의 건강을 돌보는 일도 민선 군수의 몫」이라고 생
각한 오군수는 취임하자마자 청사에 「사랑방 진료실」을 만들고 무료 진
료활동에 나섰다. 지금까지 오군수의 손을 거친 환자는 무려 8천5백명.
하루평균 30∼40명꼴이다.
치료는 주로 침으로 하고 간단한 약재도 제공한다. 진료시에는 비서
실 직원 한 명이 반드시 배석해 각종 민원도 함께 접수한다. 그리고나서
처리상황은 군수 자신이 직접 챙긴다. 『우물(관정)에서 물이 잘 나오고
있는지, 가로등에 불은 잘 들어오는지…. 환자들의 얘기를 통해 현장 상
황을 속속들이 파악할 수 있지요.』.
오군수는 직접 침통을 들고 현장을 찾아나서기도 한다. 지난 2일에는
관내 아파트 단지를 돌면서 경비원들에게 자신이 직접 조제한 소화제를
나눠주었다. 업무특성상 늘상 앉아서 근무하기 때문에 위장장애에 시달
린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외간남자한테 궁둥이를 보이는 건 50년만에 처음」이라는 칠순 과부,
「평생 괴롭히던 관절염으로부터 해방돼 원없이 농사를 짓게 됐다」는 노
인 등 나를 필요로 하는 환자를 생각하면 하루도 멈출 수 없습니다.』.
초등학교 교사출신의 오군수는 94년 만학으로 한의대를 졸업
한 뒤 곧바로 고향(기장군 철마면)에 내려와 「청년한의사회」를 조직, 봉
사활동에 앞장섰다. 결국 이 점을 눈여겨 본 민주계 실세가 공
천을 강권, 하루 아침에 군수로 변신했다. 대학시절 총학생회장을 지낸
경력도 보탬이 됐다. 교사에서 운동권 대학생으로, 청년 한의사로, 다시
여당출신 군수로…. 변신을 거듭하는 오군수의 인생역정은 한편의 드라
마를 보는 듯 이채롭다.【부산=김홍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