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도시에서 가장 웅장하고 화려한 건물을 꼽으라면 대개 그 지역
미술관(Museum of Art)이다. 첨단 공법과 유명 건축가들을 총동원해 미술
관을 신축하고, 기존의 벽돌 건물도 대리석으로 새로 단장하는 「뮤지엄
붐」이미 국 전역을 강타하면서 미술관이 지역 문화의 중심체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문화교양지 「타운 & 컨추리」 최근호는 요즘 미국의 상황을 아
우구스투스 황제 시절의 로마제국에 비유하며, 『미국 미술관 역사 1백91
년을 통틀어 지금처럼 급속도로 팽창한 적은 일찍이 없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유럽 도시의 중심에 언제나 교회가 자리하듯, 미국의 도시에는 미
술관이 있다는 것.

이 기사는 최근 미술관이 개관한 것을 비롯, , 샌
프란시스코, 라졸라, 미술관들이 잇달아 신축-개관했고, 볼티모
어, 팜비치, 댈라스, 샌디에이고, 의 미술관은 낡은 건물에 대한
대규모 보수공사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미술관의 신-개축은 세계 일류 건축가들의 손에 맡겨졌다. 미국의 리
처드 마이어, 군나르 비르커츠, 찰스 과트메이, 일본의 아라타 이소자키,
독일의 조세프 폴 클라이우스 등이 미국 전역 미술관과 손을 잡고 자신의
작품세계를 펼쳐보이게 된다.

미술관은 단순히 미술작품을 전시하는데 그치지 않고 대형 문화 콤플
렉스를 형성, 지역 문화중심체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한다. 고급 레스토랑
과 상점은 물론, 각종 예술강좌 프로그램, 영화, 연극, 클래식 음악 공연
이 열려 문화 향수층의 다양한 욕구를 수용하고 있다.

그럴듯한 외양을 지닌 미술관들은 늘어가지만 그럴듯한 내용물(미술
품)과 관람객 확보는 여전히 고민거리라고 이 잡지는 전했다. 또 뉴욕 메
트로폴리탄 박물관 관람객의 80가 대학 졸업자라는 통계에서 보듯 문화
에 관심을 갖는 계층이 대학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는 점에 비추어, 나날
이 감소하는 대졸자의 숫자 역시 미술관들에는 적신호다.

그러나 희망적인 통계도 있다. 지난 82년부터 92년 사이 심포니, 발레,
오페라, 연극 관객이 계속 조금씩 줄어온데 비하면 미술 관람객은 5정도
의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흑인들의 문화욕구가 두드러지게 커져 미술관
을 찾는 흑인은 같은 기간 19.5의 신장률(연극의 경우는 4.9)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 단장한 미술관들은 최근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미래의 관람객 유
치에 여념이 없다. 눈에 익은 작품은 꼭 한번 실제로 보고 싶어하는 심리
를 이용한 것. 자라나는 미국의 청소년들에게 문화와 문명, 창조력, 심미
안을 별도로 가르치는 문화교육 기관이 없는 현실에서 미국의 미술관은
「문화 민주주의의 산파」라는 독특한 위치를 굳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