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러시아 체첸 정부가 오는 16일로 예정된 의회선거를 강행하기로
12일 결정한데 이어 13일 젤림한 얀다르비예프 체첸반군 지도자가 결사적
인 선거 방해를 경고하고 나섬으로써 러시아와 체첸 반군 사이에 체결된
평화협정이 사흘만에 붕괴 위기에 처하게 됐다.

얀다르비예프 지도자는 이날 반군 거점인 산악지역 베데노에서 기
자들과 만나 "우리는 어떠한 수단을 사용해서라도 선거를 방해할 것"이라
고 말했다.

아슬란 마스카도프 체첸 반군 총사령관도 기자회견을 갖고 친러시
아 체첸 괴뢰정부가 선거를 강행할 경우 "믿겨지지 않을 중대한" 일이
발생할 것이라고 13일 경고하면서, 이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인민봉
기 또는 괴뢰정부 당국과의 협상 등 선거가 실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브칸 게리카노프 체첸 반군측 헌법재판소 재판장은 "우리는 선거
가 자유롭고 민주적으로 실시된다는 한가지 조건만 충족될 경우 설사 도
쿠자브가예프 체첸정부가 또 다시 들어선다해도 새로 구성되는 의회를 인
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하면서, "그러나 지금 같은 조건 하에서의
의회 선거 실시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체첸 반군측은 도쿠 자브가예프 체첸 정부 수반의 선거 강행이 지
난 10일 체결된 평화협정을 와해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체첸 반군과 러시아 양측은 대통령과 얀다르비예프 지도자가
지난 달 27일 모스크바에서 휴전에 합의한 이후 닷새간의 협상 끝에 지난
10일 러시아연방 잉구세티아공화국 수도 나즈란에서 평화협정 의정서에
서명했다.

양측은 당시 쟁점이 되어온 체첸 의회선거를 러시아군 철수 이후로
연기하는 한편 오는 8월30일까지 반군의무장 해제와 체첸 주둔 러시아군
의 동시 철수를 모두 완료시킨다는데에 합의했었다.

자브가예프 정부수반은 그러나 양측이 연기하기로 합의한 체첸 지
방선거를 당초예정대로 오는 16일 강행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선거 강행 의사를 피력하는 등 평화협정을 정면으로 거부하고 있다.

한편 보리스 러시아 대통령은 13일 상트페테르부르크 선거 유
세에서 체첸반군측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친러계 체첸정부의 선거 강행을
중단시킬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대통령은 "이는 체첸 스스로 결정할 문제이며 가장 중요한
것은 체첸정부가 합법단체라는 점"이라고 말하면서 "선거 실시문제는 아
직 최종적으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