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지식 없어 현안논의 뒷전...회의횟수도 미국의 13% ###.

95년 6월15일 미 하원 과학위원회 기술소위. 테너의원 등 4명의 의
원들이 각자 내놓은 「미국기술발전법」 개정안을 놓고 논쟁을 시작했다.

『법안의 제3조 25항을 바꾸고자 합니다. 국립표준기술연구원에 대
한 연방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을 허용하자는 겁니다. 96년부터 지원금
을 3백42만7천달러에서 7백54만2천달러로 올려야 해요』(테너의원),
『테너의원의 개정안이 통과돼선 곤란합니다. 전체 예산의 균형이 중요
합니다』(칼버트의원)….

테너의원의 개정안의 항목 하나하나를 놓고 토론을 벌이는 「독회」
장면이다. 이견과 반론이 꼬리를 물자 투표에 들어갔다. 결과는 6대
8의 부결이었다. 테너의원의 개정안은 다시 전체 상임위의 토론과 표
결에 올려졌으나 역시 부결됐다.

우리 국회가 6대부터 채택하고 있는 상임위 중심주의. 거의 모든
안건을 상임위가 실질 심사하고 본회의는 그 결과를 그대로 통과시키
는 제도다. 우리 국회는 또 상임위 중심주의를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
하기위해 「축조」 심사제도 두고 있다. 상임위 전체회의의 심사에 앞서
각당 대표 3∼4명이 모여 심의를 하는 절차로 미국의 독회를 연상하면
된다. 그러나 비공개인데 다속기록마저 제대로 남기지 않고 있다.

그럼 상임위 전체회의는 어떨까. 95년 3월17일 통일외무위. 『일본
의 부전 결의 문제에 대해 정부의 명확한 입장이 무엇입니까?』, 『우리
외교가 4강하고 틈이 생겨 있단 말이야!』…. 8시간 넘게 진행된 회
의는 정부측의 보고와 의원들의 호통으로 시종했다.

95년 5월11일 미 하원 외무위의 한 소위 청문회장. 우리와는 참석
자부터가 다르다. 하원의원 6명, 국무성차관보, 아랍-미국연구소 소장
등이 나와, 중동에 대한 미국의 지원문제를 놓고 입씨름을 벌였다. 미
상-하원 39개의 상임위와 소위는 이런 청문회식으로 운영된다.

미 의회전문지인 「컨그레셔널 쿼터리(Congressional Quarterly)」
3월호를 보자. 상-하원 상임위원장과 활약이 뛰어난 의원들의 사진과
현안들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의정활동이 낱낱이 공개되니 의원
들이 가만히 앉아있을 수가 없다. 103대(93∼94년) 미 하원 외무위가
94년 발행한 활동보고서는 임기 2년동안 2백92차례의 회의와 3백15차
례의 소위를 열었다고 밝히고 있다. 처리한 안건은 4백9건. 소위까지
따지면 휴가와 공휴일을 뺀 거의 매일 회의를 가졌다는 얘기가 된다.

우리의 14대 국회 통일외무위가 실적이라고 내놓은 보고서를 보자.
임기 4년동안 회의 74차례, 안건 처리 2백49건. 해마다 18.5차례의 회
의를 열었다는 계산이니 미국의 8분의 1 수준이다. 처리한 안건은 3분
의 1수준이 채안된다. 상임위 운영의 더 큰 문제점은 전문성 부족에
있다.

14대 건설교통위 소속위원중 그래도 전문성을 지녔다고 평가할만한
의원은 전체의 20%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회의도 자
주 열리지 않고, 열려봐야 전문지식이 없어 현안을 제대로 파고들지도
못하고…. 이런 국회라면 생산적인 토론, 진지한 의정활동보다는 욕설
과 고함이나 주고받는게 차라리 자연스러울지도 모른다.

< 권상은-손정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