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대회를 계기로 자신감을 회복했다. 고질적인 서비스리턴이
향상된게 큰 강점이다. 기필코 챔피언에 올라 팬들에게 건재함을 보
여 주겠다.』 (미하엘 슈티히).

『요즘처럼 내 경기에 만족해본 적이 없다. 내리막길에 들어선 슈
티히를 잠재워 클레이코트의 진수를 보여주겠다.』 (예브게니 카펠니
코프).

96 프랑스오픈테니스 남자단식 패권을 놓고 10일(한국시각) 명승
부전을 펼칠 「오름세」의 신예 예브게니 카펠니코프와 「내림세」의 미
하엘 슈티히가 서로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카펠니코프는 22세의 햇
병아리로 이 대회와는 인연이 없어 보였던 러시아 출신. 세계랭킹7위
이며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차세대 챔피언후보로 꼽혔던 유망주. 좌
우스트로크가 모두 벼락같은 스피드를 자랑한다.

반면 슈티히는 91년 대회 우승으로 화려하게 명함을 내민
다음 93년 세계랭킹 2위까지 진입했으나 이후 단조로운 경기운영으로
최근들어선 랭킹 10위권 밖으로 밀려나 「한 물 간 선수」로 분류돼 이
번의 결승진출은 예상밖으로 여겨지고 있다.하지만 슈티히(독일·27)
의 결승진출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가 당초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
혔던 「클레이 코트의 제왕」 토마스 무스터를 제친데 이어 또 다시 현
세계챔피언 피트 샘프라스마저 누르고 결승에 진입했기 때문.

그의 결승진출이 흥미를 끄는건 그가 클레이코트에서는 전혀 위력
을 발휘할 수 없다고 지난 1백년이상 입증되어온 「서브 앤 발리형」이
란 사실. 강한서브에 이은 제3구 공략은 잔디코트처럼 미끄러운 표면
에서나 통하지 바운드가 완만한 클레이코트에선 통하지 않는다는게
이제껏 테니스계의 통설이었다. 그러니까 그가 이대회 정상에 오른다
면 서브앤 발리형도 클레이코트에서 우승할 수 있다는 새로운 이정표
를 세우는 셈이 된다.

서로 우승을 장담하는 두 선수간의 역대전적은 카펠니코프가 6승
3패로 우세. 카펠니코프는 클레이코트에선 3승1패로 더욱 앞선다. 하
지만 이중 1패가 가장 최근 데이비스컵 대회서 기록됐기에 슈티히가
열세라고만 할 수 없다. 현지 전문가들의 예상은 57대43으로 카펠니
코프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