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개방과 함께 식품 수입이 급증하는 가운데 수입식품의 유통기
한 표시가 나라, 제조회사, 제품별로 각양각색이어서 소비자들이 유통기
한을 확인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 개방 이후 수입 식품의 양과 종류가 크게
늘어나는 가운데 수입식품의 제조일자 및 유통기한 표기, 유통기한 설정
방식 등이 제조회사별로 다르고 국내 수입업자가 소비자들에게 유통기한
과 관련한 정보들을 정확히 전달하지 않아 소비자들이 유통기한을 확인
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외국 회사들이 자사 제품의 유통기한 및 제조일자를 표시한 예를
보면 「P5 299231 J2」「H4 C21 3K4M」 「D5BFP」 「K084H01」 등으로 소
비자들이 제조일자나 유통기한을 식별하기 어렵게 돼 있다.
「P5 299 231 J2」의 경우 95년 2백99일째 되는 날인 95년 10월26
일이 제조일자이며 여타 표시는 판매처, 제품코드 등이다.
「H4 C21 3K4M」는 제조일자 등을 표기한 것으로 H는 연중 8번째
달인 8월, 4는 제조연도인 94년, C는 공장코드, 21은 제조일, 나머지는
제품코드를 뜻한다.
「D5BFP」의 경우 D는 공장코드, 5는 제조연도, B는 제조월인 11월,
F는 제조일인 15일, F는 기타코드를 뜻한다.
이 표기 방식은 미국의 한 식품회사가 토마토소스에 적용하는 것으
로이 회사는 제조일자를 `연, 월,일' 순으로 표시하고 1부터 9까지 한자
리수는 숫자 그대로, 두자리수인 10부터 31까지는 알파벳으로 바꿔 10은
A, 11은 B, 31은 V로 표기한 것이다.
이에 비해 같은 미국회사라도 다른 식품회사들은 제조일자를 `일,
월, 연'순으로 거꾸로 표시하고 1월을 A, 2월을 B, 11월은 K, 12월은
L등으로 바꿔 표기하기도 한다.
이처럼 수입식품의 유통기한 표시가 국가, 제조업체 별로 모두 틀
리기 때문에 국내 수입업자들은 한글로 작성된 별도의 딱지를 제작, 부착
해 소비자들에게 유통기한 등에 대해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원칙이나 수
입업자가 중소업체이거나 수입물량이 적을 경우 비용 등을 이유로 별도의
한글 딱지를 붙이지 않고 있다.
일부 중소수입업체는 한글로 유통기한을 표시하지 않고 유통기한
표시 방법의 해석법만 제시하고 있으며 수입업체가 현지에서 제조업체가
아닌 중간 도매상으로부터 덤핑 물량 등을 소량 들여올 경우 수입업체조
차 표기 내용을 몰라 유통기한 표시를 아예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또 수입제품의 제조일자가 수일 정도의 간격으로 차이가 날 경우
일일이 딱지를별도 인쇄할 수 없어 한글 딱지 부착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이와함께 국내 회사가 외국 식품을 수입해 다시 포장하는 경우 소
비자들이 제조업체가 표시한 유통기한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유통기한을
완전히 조작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계열사인 동일냉동식품, 해태상사, 롯데햄우유, 도
투락 등은 냉동감자를 수입판매하면서 제조일자가 아닌 포장일자로부터
유통기한을 새로 산정하는 등 유통기한을 불법 연장해 관계자가 줄줄이
구속됐다.
이밖에 식품의 유통기한 설정 방식이 나라별, 제조회사별로 달라
소비자들이 유통기한에 대해 혼란을 겪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 유통기한 자율화와 하자 제품 회수(리콜)제도
의 도입으로앞으로 유통기한에 관한 한 제조업체나 수입업자가 전적으로
책임지고 자율적으로 설정, 운영해야 한다"며 "소비자와 업계 사이에 신
뢰가 정착될 수 있도록 유통기한표기와 설정이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이루
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