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도 「키즈북(kids book)」 시대가 열리고 있다.
성인대상 단행본출판이 침체의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과 대조적
으로 아동서 단행본출판이 최근 급격히 활성화되는 추세. 그동안 아동서
는 전집출판과 방문판매에 절대 의존해왔으나 최근에는 서점을 통한 출판
행태가 확고히 자리잡아가고 있다. 출판사들도 이런 추세에 맞춰 아동서
출판에 속속 뛰어들고 있고, 유아와 초등학생을 자녀로 둔 부모들도 과거
와 달리 일반서점에서 자녀에게 적합한 책을 고르는 등 책 구입형태에도
큰 변화가 오고 있다.
한기호 창작과 비평사 영업이사는 『성인대상 단행본 분야에서는 최근
2∼3년 사이에 밀리언셀러가 사라졌지만 아동서에서는 대교출판의 「만화
일기」시리즈, 글수레의 「교과서 학습만화」시리즈, 고려원의 「먼나라 이웃
나라」 등이 2백만부를 돌파했다』며 『키즈북은 학습참고서에 이어 출판규
모2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변화의 핵심은 영상매체와 컴퓨터게임에 익숙한 아동과 교육수준이 높
은 부모의 등장. 94년 별도로 아동전문출판사 「비룡소」를 설립한 민음사
사장은 『선진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소득수준 1만달러를 넘어서면
서 본격적으로 아동서시장이 성장했다』며 『더 이상 우리 아이들에게 건성
건성 만든책을 읽힐 수 없다는 생각으로 아동서출판에도 손을 대게 됐다』
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에 따라 최근 2∼3년 사이에 아동서전문출판사로 자리잡은
곳은 비룡소를 비롯해 시공사, 보리, 보림, 마루벌, 길벗어린이 등 10여
개출판사다. 그밖에도 상당수 출판사들이 아동서출판을 준비중이다. 이들
출판사는 특히 어린이 그림책 분야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키즈북이 활성화되려면 개선돼야 할 사항들이 산적해 있는 게
우리 아동서출판의 현실. 우선 국내출판물들의 수준이 아직은 낮아 지나
치게 외국작품들에 의존함으로써 우리의 정서를 길러줄 수 있는 책들이
태부족이다. 일러스트레이션도 외국과 수준차가 심해 그림작가 육성을 위
한 대책마련도 시급한 과제. 특히 중요한 것은 책의 선정. 아직도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서점에서 직접 책을 골라주지 않고 「뭉치」로 안긴다
는 점이다. 한기호 이사는 『부모들이 자녀들의 독서경향과 수준을 면밀히
파악해 단계가 올라갈 때마다 적절한 책을 골라주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