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에 찾아온 손님 (16) ////.
"두 사람이 다른 약속을 한 것은 아니오?".
길게 담배연기를 허공에 내뿜으며 손님이 물었다.
"다른 약속이라면...".
그는 미래에 대한 두 사람의 이야기를 묻는 것인 줄 알았다.
"승혜가 어제 저녁 집을 나갔소"
"예? 집을 나가다니요?".
"모르고 있었소?"
"모르고 있었습니다. 저는 오늘 이곳으로 나온다기에 그냥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보통 언제쯤 그 아이가 왔소?"
"점심 때가 조금 지나서 오곤 했습니다. 이 건물 아래쪽에 있는 학원
을 마치고, 그런데 승혜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요".
"내가 이 일을 안 것도 지난주 어머니가 말씀을 해주셨기 때문이오"
"어머니한테 이야기를 했다는 얘기는 들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그 아이를 불러내서 호되게 야단도 치고, 타이르기도
하고 그랬소. 그런데 어제 저녁 집을 나가 어머니에게 전화를 했소. 이
제 집을 나왔다고 말이오. 그래서 내가 이곳으로 달려온 것이오"
"죄송합니다".
"지금 그런 얘기를 듣자고 온 게 아니오. 정말 두 사람이 따로 약
속같은 걸 한 것은 없소?"
"없습니다. 전화할 때 무슨 말을 할듯말듯해서 무슨 일이 있구나
짐작은 했지만... 그리고 지난 주 여러날 나오지도 않고 해서...".
"이봐요, 이형"
"예. 말씀하십시오".
"십년 전 두 사람이 연애를 할 때 나는 두 사람 사이를 잘 알아요.그
때 마음 속으로 저 아이는 그 아이와 결혼을 하겠구나 생각도 했었고,
또 우리 사무실로 찾아온 두 사람을 만나기도 했었고. 그런데 후에 승
혜는 다른 사람과 결혼을 했어요. 그때에도 내가 그 아이에게 물었어요.
어떻게 된 일이냐고. 그 아이는 말하지 않았는데 나중에 어떤 일이 있
었는지 듣게 됐소"
"나가면서 다른 얘기는 안 했답니까?".
"모르겠소. 어머니가 받은 전화라서... 그냥 집을 나와 지금 밖에
있는 얘기를 한 모양이오. 그 애 남편도 지금 무슨 일인지 영문을 몰
라하고...".
그제서야 대충 어떻게 된 일인지 짐작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