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외소득명세서 제출의무화…등록액 「여고야저」 ###.

하원의원들은 「과외활동」이 비교적 활발한 편이다. 우선 우리
와 같은 겸직금지조항이 없고 수입도 부실한 편이어서 이른바 원외수입
을 적지않이 올려야 한다. 그대신 이 소득분은 자진신고해야 한다. 지난
해 11월6일 통과된 「의원의 원외수입공개법」 때문이다. 「공직자윤리규범」
(일명 「놀란보고서」·대법관 놀란경을 위원장으로 한 위원회가 각계각층
의 수많은 인사들을 대상으로 청문회 활동 등을 통해 작성)을 토대로 한
이 법안은 지난 3월말까지 95년 한해동안 의원직 수행과 관련해 얻은 각
종 과외수입의 명세서를 하원의 의원이익등록부에 신고토록 의무화했다.

만약 이를 어길 경우엔 의회 옴부즈맨이며 윤리및 특권위원회의 윤리위
원인 고든 다우니경에게 보고토록 돼 있다.

이렇게 해서 최근 의원들의 과외수입 내역이 드러났는데 일반의 예상
을 뒤엎는 사례도 적지않았다. 공식신고된 것으로만 따질 때 작년 한해
동안 의원 1인당 원외수입은 4천9백16파운드(한화 약 5백90만원). 이는
최근 하원의 의원이익등록부(The Register of Members Interest)에 자진
신고된 총 3백20만파운드(약 38억4천만원)규모의 원외수입을 전체 재적
의원 6백51명으로 나눈 액수. 우선 집권 보수당과 노동당을 보면 뚜렷한
「여고야저」 현상을 보였다. 정당별로 보면 보수당 의원(3백24명)의 경우
2백만파운드(약24억원)이상의 과외수입을 올려 1인당 평균 6천1백73파운
드(약 7백41만원)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제1야당인 노동당 의원(2백72
명)은 총 60만파운드(약 7억2천만원)로 평균 2천2백6파운드(약2백65만원)
에 그쳐 1인당 소득이 보수당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전체 하원의원
중 20명은 연간 평균 세비 3만4천85파운드(약 4천90만2천원)의 2배이상
에 해당하는 원외수입을 인정했다.

///// 과외수입 랭킹 1위는 노동당 전부당수 ////.

그러면 과외수입신고액 랭킹1위는 누구일까. 당초의 예상을 깨고 가
장 많은 금액을 신고한 사람은 제1야당인 노동당소속의 로이 해터슬리의
원(전부당수). 11만파운드(약1억3천2백만원)였다. 그는 한해동안 일요판
메일지(The mail on Sunday)에 고정컬럼을 기고하는 대가로 8만파운드,
노동당에 우호적인 (The Guardian)지에 글을 쓰는 조건으로 3만파
운드를 벌었다고 신고했다. 하지만 해터슬리의원을 제외하고 나머지 고
소득 10걸중 2위부터 10위까지는 모조리 보수당이 차지했다. 전고용부
장관인 패트릭 니콜스 의원(7만6천파운드)을 필두로 더들리 스미스 의원
(5만5천파운드) 앤드류 헌터 의원(5만파운드)순으로 뒤를 이었다.

의원들의 과외수입원은 기업및 단체-협회 등의 상담역이나 고문 활동
에서 얻는 보수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경영자문회사, 은행 및 보험회사.

화장품및 제약회사, 엔지니어링회사, 전력·가스공급업체, 항공 및 버스
등 운송업체. TV-라디오방송사, 텔리커뮤니케이션 매니저협회, 정치관련
플래닝서비스회사 등이 주된 활동무대. 또 상당수의원들이 TV토크쇼나
라디오 대담프로 등에 출연하거나 신문 잡지 등에 칼럼을 쓰거나 인터뷰
등을 통해 부수입을 올리고 있다. 의원들이 엑스트라 머니(extra monry)
를 챙기는 가장 손쉬운 방법중 하나로 흔히 시장조사자들을 위해 설문지
를 채우는 것이 꼽힌다. 이번 원외수입 등록및 공개 결과에서도 적어도
2백50명이상이 여론조사기관인 해리스사 등 정책및 마케팅 조사연구업체
들부터 최소 1백파운드(약12만원)의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의
원들은 1년에 8회정도(한번에 보통 30문항) 설문지를 받아 이를 채우면
돈이 생기고, 여론조사기관들은 그들대로 의원들의 답안지를 블루칩 생
산회사에서부터 각급 지방 자치단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의 고객들
에게 제공해주고 짭짤한 소득을 올리니 「누이좋고 매부 좋은」격이다.

특히 보수당소속의 쿠엔틴 데이비스의원은 낫 웨스트 보험회사로부터
매년 한차례 정기적으로 열리는 하원의원 초청 칵테일 파티에 「호스트」
역을 맡아 참석 의원들을 수배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맡는 조건으로 연간
2만5천파운드(3천만원)의 거금을 챙겨 이채를 띠었다. 한편 이번에 처음
시행된 원외수입신고를 둘러싼 에피소드 또한 적지 않았다. 일부 의원
들이 과외수입명세 공개에 거부입장을 밝히는 가 하면, 상당수 의원들은
실제 소득보다 낮게 신고 하는 등 문제점도 노출됐다.

대표적인 것이 보수당의 중진의원 12명과 노동당의원 2명의 원외수입
신고거부. 올해 80세로 의원경력 46년째의 최장수 의원인 에드워드 히드
전총리(보수당·총리재직 70∼74년)은 『나의 과외수입원은 저술활동과
논문출판강의 그리고 내가 회장으로 있는 덤프톤 갭사를 위한 TV및 라디
오출연료뿐』이라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수입내역에 대해서는 신고를
거부했다. 그는 더 나아가 『나의 원외수입은 의원직과 무관하다』며 『현
재의 연간 세비만으로는 돈이 모자라는 만큼 외부활동이 불가피한데, 이
를 공개토록 위원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활동자체를 위축시킬 뿐 아니라
사생활침해』라고 주장했다. 보수당의 전재무장관인 노먼 라몬트의원과
전산업부장관 케네스 베이커의원, 노동당의 토니 뱅크스의원과 존 길버
트의원 등도 아예 수입액이 전무하다고 신고하거나, 여러 업체의 상담역-
자문역을 맡고 있음에도 고작 1천파운드(1백20만원)라고 신고하는 등 마
뜩치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 보수당, 노동당에 「정노유착」 비난 ///.

이에 대해 특히 노동당 진영에선 의회 옴부즈맨인 고든경에게 법을
지키지 않은 의원들을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제재조치를 취하도록 압력을
가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는가 하면 보수당의 평의원들도 자당소속 중진
의원들의 공개 거부및 불성실 신고 행위에 분개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보수당 진영에선 대다수 노동당의원들이 이번에 노동조합들로부터 적지
않은 돈을 지원받고 있는 점을 겨냥, 『노동당의 주인은 노조인가 노동당
의원인가』라며 「정노유착」을 노골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실제 토니 블
레어당수와 존 프레스코트 부당수 등 노동당 핵심당직자들은 지난 92년
총선의 경우 노조와 이익단체로부터 선거비용의 25%를 지원받았고, 매년
상당한 자금을 이들로부터 지원받아 사무실 유지등의 용도에 쓰고 있다
고 털어놓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원외수입공개법」이 안고있는 문제점도 적지않은 게 사실이
다. 이법안은 「하원의원의 직무와 관련해 상담역등의 일을 하면서 생긴
과외수입에 대한 신고및 공개」를 규정해 놓고 있으나 「직무와 관련한 수
입」이 과연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냐를 놓고 논란의 소지를 안고 있는 것
이다. 또 이법안은 의회활동과 관련없는 회사의 중역 또는 관리자 등의
일을 하면서 얻는 보수는 공개하지 않아도 무방하도록 해놓은 데다, 불
성실 신고자에 대한 명확한 규제조항이 미흡하다는 점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그래도 대세는 이런 제도적 장치는 필요불가결하
다는게 중론. 한마디로 「떳떳하고 명분있는 수입원 공개와 깨끗한 의원
상」을 추구하고자 하는 국회의 전통과 노력의 산물인 셈이다.
<=유석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