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에 우리 어머니들의 모진 인생 수난사가 우리 연극양식
으로 무대 위에 펼쳐진다. 오는 18일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의 개막을
앞두고 막바지 연습중인 대형창작극 「어머니」. 극단 연희단거리패를 이
끌어 온 이윤택이 쓰고 창단 10년을 맞은 극단 아리랑의 이 연출
가로 만나 꾸미는 이번 작품은 장르의 벽을 허물고 세계속에 내놓을 우
리 연극을 탐색한다는 의도외에도 TV드라마 「바람은 불어도」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줬던 탤런트 나문희가 모진 현대사의 질곡을 견뎌낸 전형적
인 한국의 어머니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다양한 계층의 관심을 모을 것
으로 보인다.

막바지 다듬기가 한창인 연습장은 정과 동의 무대가 뒤엉키고 웃음과
오열이 교차하는 독특한 분위기. 흥겨운 놀이판이 펼쳐지다가도 이내 눈
물바다로 변하고, 상징적인 춤사위들이 금세 리얼리즘연기로 환원된다.
뱃놀이와 길쌈이 재현되고 구성진 전래동요가 어우러져 보는이들의 정한
을 흔든다.

여기에 녹아드는 우리 토속어들은 섧도록 아름답게 들리는데, 그속에
펼쳐지는 우리네 어머니의 삶의 사연은 애틋하기만 하다.

1928년 함경북도 청진에서 태어난 우리의 어머니 황일순이 일곱살배
기 손자에게 풀어놓는 굴곡많은 인생사가 줄거리. 첫사랑, 팔려서 끌려
간 시집살이, 피난 등 삶의 고비고비가 회상으로 넘나드는 가운데 피난
가다 잃은 어린 아들을 위해 벌이는 신들린 무당의 망자굿이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 그때쯤 되면 연습하던 연기자들의 눈에 이슬이 맺힌다.

「문화게릴라」 이윤택과 「민족극 일꾼」 은 식민지와 해방, 전쟁
으로 이어지는 현대사를 축으로 그 안에 꿈과 현실, 영혼과 현실이 뒤섞
이는 소리와 빛의 총체적 무대를 꾸미겠다고 벼른다. 어울림과 도드라짐
의 조화가 이번 공연의 특징이라는 설명.

타이틀롤을 맡은 나문희는 『34년의 연기인생을 이 작품에 쏟겠다는
각오로 마음을 비우고 황일순으로 변신해왔다』며 『신이 내린듯 연습만
마치고 집에 가면 몸이 찌뿌둥해지고, 연습장에 오면 괜찮아진다』고 털
어놨다. 어머니의 어린 시절을 연기할 김민희도 『그동안 제대로 발휘하
지 못했던 끼를 다양한 춤사위로 발산, 이번 기회에 완전한 성인연기자
로 인정받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김민희의 애인역은 극단 목화의 정
은표, 시어머니역은 악극배우 원희옥할머니가 맡았다.

액자의 형식을 빌어 회상신을 처리하는 박동우의 무대, 무용가 안애
순의 안무, 국악인 박윤초의 음악 등 쟁쟁한 스태프들의 앙상블도 기대
된다.

공연은 6월23일까지.
화-수-목 오후8시, 금 오후4-8시, 토-일오후 3-6시.
02(741)33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