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TV를 시청하던 거주 한국 교민들은 한순간 자신들의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국영 R TV의 오후 2시뉴스에서 외무장관이 에브게니 프리
마코프 외무장관의 초청으로 이날 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보도하는 앵커맨 뒤로 국기와 나란히 인공기가 배경에 깔려있었던
것이다. 이 화면은 순식간에 지나갔으나, 곧바로 기자의 집으로 전화가
빗발치기 시작했다. 『TV뉴스를 보았느냐』는 교민들의 항의성 문의전화였
다.
R TV측은 오후 8시 뉴스를 통해, 『기술적 실수로 태극기 대신 인공기가
잘못 방영됐다』는 내용의 사과성 해명 방송을 내보냈다. 일을 급하게 처
리하다 일어난 실수였다는 것이다.
물론 이 사건은 R TV 일부 직원들의 실수에 의한 해프닝이었다. 문제는
시사문제에 밝은 편인 방송사 관계자들도 한국 국기를 모를 정도로, 한국
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또 언론에 보도되는 한국관
련뉴스에 대한 점검-확인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번 인공기 해프닝에 대해서도 한국대사관측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또
사실을 알게된 뒤에도 R TV측에 전말을 확인하기 보다는 한국에 알려지는
것을 더 신경쓰는 모습이었다.
외양만 놓고 볼때, 에서의 한국홍보 투자는 남보다 뒤지지 않
는다. 대사관과 별도로 한국 공보원이 있으며, 이곳은 최신식 설비로 꾸
며져 있다. 한국 관계 도서는 물론 인터넷에 연결되는 여러 대의 현대식
컴퓨터와 한국 홍보용 CD까지 갖춰놓고 있으며, 시청각실-회의실 등이 있
다. 또 현지 직원도 여러명 일하고 있다.
이같은 투자에도 불구, 이용률은 극히 저조하다. 일부 한국학 연구자들
만 이따금 들르는 형편이다. 물론 이곳 미문화원이나 불문화원과는 비교
할수 없겠으나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서 다른 제3세계 문화원이나 공보원
보다 홍보가 부족한 실정에 대해서는 답답하기만 하다.
얼마전 장관은 「국가 세일즈」에 앞장 서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날로 치열해지는 국제경쟁시대에서 국가 홍보가 필수적이라는 것이
었다. 그러나 훌륭한 시설을 차려놓고 「손님」을 기다리기만 하는 자세로
국가홍보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손님이 찾아오기 전에 스스로 손님을
발굴하는 적극적인 「세일즈맨」의 자세가 아쉽다.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