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꽃 속의 한철 (22) =====.
"이젠 나오고 싶을 때마다 나올 거예요"
"그래. 그렇게 해. 승혜가 나오고 싶을 때마다... 그렇지만 나는
아직 아무런 준비가 안된 것 같아. 앞으로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
해서도 그렇고".
"정우씨는 그냥 내 옆에 있으면 돼요. 내가 이렇게 정우씨 옆에 있듯.
정우씨를 당황하게 해서 미안해요. 그렇지만 처음 정우씨 사무실에 왔을
때 난 그 생각을 했어요. 조금 전처럼 이곳에서 정우씨 보고 나를 안아
달라고 말하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을요. 화장을 하다가 당신 생각이 났
어요. 그래서 달려온 거구요"
"우리 바람 쐴까?".
그가 소파에 앉은 채 그녀의 어깨에 팔을 올리고 물었다.
"어디로요?"
"그냥 아무 곳이나".
"그럼 나는 말할 거예요. 자동차 안에서도 나를 안아 달라고"
"이렇게 안아주고 있잖아".
"이렇게 말고요"
"알아".
"오늘은 그냥 갈게요. 나는 언제나 당신을 생각해요. 지난 겨울부터
언제나..."
"나도 그래. 나도 늘 승혜를 생각해".
"이젠 당신이 생각나면 이곳으로 올 거예요. 내 곁에 당신이 있다는
걸 늘 확인하고 싶어요. 때로는 아무 말없이 그냥 당신 가슴에 안겨 기대
고 싶어요. 이렇게. 그러면서 또 당신을 생각하고요. 당신 품에서도
나는 당신을 생각해요. 내가 왜 그러는지 이젠 나도 몰라요. 남편한테
어떤 불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아이를 사랑하면서도 나는 늘 당신을 생각
해요. 어떤 때는 그래서는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이젠 내 마음을 내가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우리가 아프게 헤어져서 그럴 거야".
"아뇨. 우리가 아프게 헤어졌던 게 아니라 내가 당신을 아프게 하고
헤어져서 그럴 거예요. 그래서 당신한테 늘 미안했고, 당신에게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고 싶어요. 이제 일어날게요"
"그래. 그렇지만 승혜 스스로를 너무 아프게 하지는 마".
"알아요. 무슨 말인지".
두 사람은 사무실을 나와 쪽으로 갔다. 버튼을 누르자 금
방 가 와 멈추었다. 안에 아무도 없었다.
"새야".
그녀가 안으로 들어가자 그가 불렀다. 그녀가 그를 바라보
았다.
"사랑해".
문이 닫힐 때 그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