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사상 가장 부끄러운 날입니다.』.
사무국 조셉 코너 행정운영 담당 사무차장은 지난달 말 특별브리
핑을 자청, 침통한 표정으로 운을 뗐다. 그리곤 「역사적 문건」이라며
4월30일 현재 의 정규예산현황보고서를 배포했다. 일종의 명의
「잔고증명」인 이 서류에 나타난 현금잔고는 「$ 0」.
최대분담국인 미국(예산분담률 25%)을 비롯, (15.435%), 독일
(9.0425%) 등 회원국들의 분담금 체납과 일부 조기납부된 분담금의 사
전 예산집행으로 『이날 현재 은 땡전 한푼없는 신세가 됐다』는 하
소연이었다. 그러면서 아쉬운 듯 토를 달았다. 『회원국들이 체납액 일
부만이라도 우선 변제해주면 올 연말까지는 근근이 버틸 수 있을 것 같
은데….』.
코너 차장은 최근 미납 분담금 일부를 우선 납부하겠다고 통보해온
몇몇 국가들에게 못내 기대를 걸고 있었다. 미국이 6월까지 우선 2억
5천6백만달러를 지불하겠다고 밝혔고, 과 독일도 각각 1억2천8백만,
5천만달러씩의 변제를 약속해 왔다. 만약 이같은 약속이 지켜질 경우,
6월말 현재 의 가용 정규예산에 1억2천9백만달러의 여유가 생겨 당
장 2개월간은 급한 불을 끌 수 있다는 계산이다.
『12월 말에는 1억9천8백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평화유지활동 분담금을 전용, 임시변통하면 급한 대로 의 재정파탄
은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1월말 현재 추산한 올연말 의
평화유지활동 예산 잔액은 3억4천만달러. 미국에 이어 도 예상
보다많은 4억달러의 분담금 납부용의를 밝혀 추가 평화유지활동 제반비
용을 제하고 약 5억8천6백만달러의 잔고가 생기게 된다. 당초 정규예산
4억2천만달러 적자에 평화유지예산 잔고 3억4천만달러로 8천만달러 「부
도」가 우려됐으나 3억8천8백만달러의 여유가 생기게됐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 부트로스 갈리 사무총장이 지난 30일 비상 총회
소집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은 올연말 현재 회원국들의 분담금 총
체납액이 미국의 13억달러 등 총 28억달러에 달해 올해 일단 고비를 넘
긴다 해도 내년에 더 큰 위기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94년 한해동안에만 4억8천만달러에 달했던 회원국들의 분담금
체납액은 지난해 5억6천4백만달러로 늘어 갈수록 증가추세를 나타내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말 현재 1백85개 회원국중 정규예산 분담금
을 전액 납부한 국가는 전체의 절반정도인 94개국(94년 75개국)에 불과
했으며, 한푼도 내지 않은 국가도 22개국(94년 39개국)에 달했다.
또 매년 분담금 액수보다 누적 미납액이 더 많아진 국가는 94년 71개
국에서 지난해엔 74개국으로 늘어났다. 게다가 평화유지군 파견국가에
대한 임금 및 필수품 구매비용 채무이행을 미룬 채 차입해 쓴 평화유지
기금 액수도 이미 10억달러를 넘어섰다. 아랫돌 빼내 윗돌 괴는 데도
한계에 다다른 것이다.【본부=윤희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