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금부족으로 일부완성 70년만에...내달 2일 헌당식 ###.
도심 속의 소 정원. 서울 중구 정동 대한 성공회 서울대성당(교구장
정철범)이 다음달 2일 성당 준공 70주년을 맞아 70년전 설계도 모습 그
대로 지어져, 새롭게 헌당식을 갖는다. 1926년 성공회의 지원과 국
내신자의 모금으로 완공된 성공회 성당은 당초 「큰 십자가 모양」으로 지
을 계획이었으나 자금부족으로 십자가 모양의 양측 날개와 아래쪽 절반
을 떼어낸 작은 일자모양으로 지었던 것을 원 모습으로 새로 지은 것.
성공회 서울대성당이 「70년전 설계도 모습」대로 증축을 계획한 것은
80년대 들어서부터였다. 교회 재정형편도 나아지고 현재의 건물이 「미완
성」이란점도 고려됐다. 하지만 난관은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미완성이면
서도 성공회 성당은 그 자체로 서울시 유형문화재(제35호)로 지정될 정
도로 아름다운 점이 오히려 「장애」였다. 서울시는 증축하다가 자칫 현재
의 아름다움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불허했다.
증축을 거의 포기하고 있던 93년 7월, 예배중이던 최기준신도회장에
게 한 관광객이 찾아왔다. 그는 성당을 한바퀴 둘러본 뒤 『내가 일
하는 렉싱톤도서관에서 이 건물의 설계도를 본 것 같다』는 말과 함께 명
함을 남기고 떠났다. 관구장과 함께 복원문제로 부심해온 광장건
축설계 김원소장은 즉각 렉싱톤으로 달려갔다. 도서관에는 설계자 아더
딕슨(Ather Dixon)의 유품이 잔뜩 남아 있었다. 김소장은 『초기 스케치
부터 본설계에 이르는 모든 도면이 한상자 가득 고스란히 보관된 것을
보고 숨막히는 기쁨을 맛보았다』고 말했다. 서울시 역시 「오리지널」을
찾아낸 이례성을 인정, 증축을 허가했다.
서울대성당은 그러나 증축에 나선 뒤로도 숱한 어려움을 겪었다. 시
공사인 대우건설 이정학소장은 『70년전의 건축재와 가장 비슷한 것을 찾
아옛 기법 그대로 다듬는 일이 특히 어려웠다』고 말했다. 석재의 경우
산 화강암을 쓴 것으로 확인됐으나 이미 고갈돼 중국 청도산을 캐
내손으로 다듬어 들여왔다. 주황빛 벽돌 역시 경기도 화성에서 적합한
흙을 찾아 재래식 노에 넣어 구웠다고 한다.
성공회는 다음달 2일 성대한 축성식을 갖고 광화문 일대의 직장인들
에게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로마네스크풍의 건축물을 구경하며 산책할
수 있는 공간」을 선보인다. 최기준신도회장은 『1백년전 어려웠던 시절에
조상이 뿌린 씨앗을 후손 신도가 거두는 셈』이라고 말했다.
성공회는 16세기 종교개혁 당시 로마가 지배하던 구교 체계에서 벗어
나 을 본산으로 형성된 독자적 교회. 켄터베리 대주교가 상징
적 지도자. 국내에는 1895년 존 코프 주교가 인천에서 포교를 시작, 현
재 7만∼8만명의 신자를 갖고 있다. 세계 총 신도수는 7천만명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