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시간중 탈의실에 옷과 함께 신용카드가 든 지갑을 보관하는 20대 직장여성 10여명이 자신들이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신용카드로 현금이 인출됐다고 신고, 경찰에 수사에 나섰다.
현금인출은 한 건물에 설치된 현금지급기 두 곳에서 보름새 수십차례 발생했으며, 현재까지 피해자는 12명, 피해금액은 1천만원이 넘는 것으로 밝혀졌다.
회사원 한미경씨(22·여)는 지난달 28일 O은행카드사로부터 카드대금 명세서를 받았다. 사용내역은 같은달 21일 O은행 삼성역지점에서 한씨가 현금서비스로 50만원을 인출했다는 것. 한씨는 그러나 『작년 10월 카드를 발급받은 이후 단 한번도 카드를 쓴 적이 없으며, 카드를 도난당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놀란 한씨가 자신의 또다른 L카드를 조회하자 역시 50만원의 현금서비스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씨는 그때서야 지난달 「카드사 직원」이라고 밝힌 남자가 전화로 한씨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대며 비밀번호를 물어왔던 일을 기억해 냈다.
한씨 외에도 11명의 카드 소유자가 지난달 5일에서 21일 사이 50만∼4백50만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취재결과 확인됐다. 범행이 이루어진 장소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글라스타워 18층에 있는 O은행과 H은행 현금인출기 두 곳. 이는 은행측이 이 건물 고층에 근무하는 회사원들의 편의를 위해 설치한 것. 그러나 이곳에는 CC-TV나 청원경찰 등 카드범죄를 추적할 만한 장치들이 전혀 없는 상태다. 현재 확인된 범행의 규모만 21개(피해자 12명) 카드, 1천여만원에 이른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카드를 분실한 적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모두 20대 직장여성으로 근무시간중 라커에 옷을 보관하고 있으며, 사건 전에 카드사 직원을 사칭해 비밀번호를 묻는 전화를 받은 점 등으로 미뤄 범인이 라커에서 카드를 훔쳤다가 갔다놓는 「신종수법」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 한현우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