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축산농가-국민 합심…폭락고기값도 90%선 회복 ###.

「MAD COW DISEASE」(광우병), 「BEEF CRISIS」(쇠고기 위기). 이것은 지난
3월20일 정부가 「적어도 젊은이 10명이 이른바 광우병(BSE)에 감염
된 쇠고기를 먹고 크로이츠 펠트-야콥병(CJD)에 걸린 것으로 생각된다」는
공식발표를 한 이래 더 타임스와 데일리 텔리그라프지등 유력지들이
앞다퉈 다루기 시작한 특집면 (보통 2개면) 제목이다.

이날 이후 의 방송-신문-잡지들은 저마다 정부의 대응과 축산농가
의 분노와 불만, 소비자들의 불만, (유럽연합) 제??의 움직임등을 연일
대서 특필하고 있다.

소의 뇌질환인 광우병과 악성 치매증 사이에 「의학적인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스테펜 도렐 보건부장관이 처음으로 공식시인함으로써 빚어진
이번 사태는 인간의 생명과 건강은 물론 발병우려가 있는 소의 도살및 보
상책, 축산업및 관련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 산 소 및 쇠고기의 범
세계적 수입금지 등 그 영향력과 후유증이 가히 일파만파의 엄청난 결과
를 가져왔다.

))) 보수당 정부 정치적타격 감수 솔직한 발표 (((.

정부의 공식발표가 나오기 무섭게 와 독일등 각국은 물론
전세계가 산 쇠고기및 소의 수입을 즉각 금지했고, 다국적 패스트푸
드기업인 맥도널드-버거킹은 물론 BA()등 항공사들의 기내식에서
산 쇠고기가 「추방」됐다. 또 의 각급학교 급식에서 쇠고기가 제
외됐고, 세인즈베리 아스타 테스코등 대형 슈퍼마켓 일반 정육점에서 쇠
고기 판매량이 격감했다. 한때 이들 슈퍼마켓과 정육점들은 재고를 처분
키 위해 3분의1값에 내놓았으나 소비자들한테 외면당하기도 했다. 또 피
시앤 칩스(Fish And Chips·대구와 감자튀김으로 만든 의 대중적 간
편음식)가게나 프라이드 치킨 가게, 피자 가게등 쇠고기를 피할 수 있는
음식점들이 때아닌 호황을 누린데 비해 스테이크 햄버거 가게등은 부랴부
랴 쇠고기 대체상품들을 고안하느라 수선을 피웠다. 값싼 말고기와 악어
타조 캥거루 등이 대체재로 각광받는가 하면 독일과 등 외국산
쇠고기가 긴급 수입되기도 했다. 특히 캥거루 스테이크는 품귀현상을 보
이면서 가격도 쇠고기의 2.5배로 폭등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서 이전부터 문제의 사료인 양고기 대신 순전히 풀만으로
소를 키워온 일부 양축농가들은 일반 쇠고기보다 50%이상 비싼 값으로 소
를 팔아 짭짤한 재미를 봤다. 이와함께 정부가 광우병 근절대책에 따
라「도살되는 소의 시체를 바다에 투기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
이 전해지자 「지구의 친구들」을 비롯한 환경단체들이 해양오염을 경고하
면서 결사저지를 선언하고 나서는등 갖가지 촌극을 빚었다.

뭐니뭐니해도 이번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는 소 1천2백만 마리를 기르
고 있는 13만6천여 축산농민들. 최악의 경우 「자식 같은」 소를 몽땅 도살
해야 할 운명에 처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국내 소비급감으로 소가 헐값
에도 잘팔리지 않는 것은 물론 무려 1백21개국에 연간 24만 2천61t의 쇠
고기를 수출(95년 기준)하지 못하게 됨에 따라 이중의 고통을 감수해야할
형편이다.

이번 사태는 특히 「BSE 정국」이라고 할 만큼 정가에 미친 충격파
또한 메가톤급이다. 총선을 1년 남짓 앞두고 유럽단일통화 문제등 산적한
현안과 굵직한 사건 사고등 숱한 악재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집권 보수당
의 입장에서 이번 사태는 그야말로 엎친데 덮친 격이 아닐수 없다. 경제
에 미치는 영향력도 엄청나다. 이번 사태로 1주만에 주가지수가 0.7% 포
인트 떨어졌고 파운드화의 가치도 소폭으로 떨어지는 등 경제에 대한
투자가들의 불안심리가 금융시장으로 번졌다. 언론들은 소 4백50만마
리를 도살하더라도 추가로 연간 70억파운드(약8조4천억원)의 무역적자가
생기고, 당분간 매년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씩 떨어져 올해의 성장률도
당초 2.5%에서 1.5%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같은 「미증유의 국가적 대재앙」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국
민, 축산농가, 정치인, 언론등이 보이고 있는 태도와 반응은 놀랄정도로
침착, 성숙한 「대영제??」의 면모를 엿보게 한다. 우선 정부의 솔직하
고 과감한 대응과 처신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가 「광우병이
사람에 전염된다」는 명확한 증거가 아직도 관계전문가들로부터 적절하게
밝혀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 가능성을 중시해 공식적으로 「소가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대내외에 천명한 사실이다.

이와 관련 존 메이저 총리와 스테펜 도렐 보건부장관은 『뭣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들의 건강과 생명이므로 정부는 궁극적인 책임이 있다』고
한말은 음미할 만하다.이에 따라 정부는 사태발생 1주일뒤 광우병 파
동종합대책을 발표했다.

-- "신뢰 위해선 도살 불가피"… 도 고통분담 --.

30개월 이상된 소의 고기를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고 모든 농업용 사료
에 포유동물의 고기와 골분등 부산물 사용을 금지한다는 것. 이와함께 광
우병 파동으로 타격을 입은 축산 농민들에게 연간 5천만파운드(미화 7천
5백만달러)를 지원하고, 추가로 3천5백만달러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특
히 전체 사육소의 3분의 1인 4백만 마리를 대량 소각(도살)하는데 따른
연간 비용은 7억파운드(10억5천만달러)에 이른다는 계산이다.

소 사육 농민들과 생산자조합이 보이고 있는 자제력과 인내심은 한층
더놀랄 만하다. 일부 농민들은 정부의 발표가 있자 자진해서 광우병 가능
성이 있는 자신의 소를 소각하는 가하면, 전국농민연맹(NFU·National
Farmers' Union)과 육류및 가축위원회(MLC·Meat and Livestock Commiss-
ion)등 관련 단체들도 고통을 감수했다. 심지어 필요하다면 전체 사육두
수 1천2백만 마리를 모두 도살할 용의가 있다고까지 천명하고 나선것. 그
흔한 시위 한번 없었음은 물론이다.

또 소비자들인 국민들의 의연한 태도도 빼놓을 수 없다. 사태 발생
며칠간 급감하던 쇠고기 소비량이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회복, 20일이
지난 지난 4월 10일 현재 거의 정상을 되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슈
퍼마켓인 아스다를 비롯한 주요 산매점 쇠고기 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
의 평균치에 육박하고 있다는 것. 쇠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회복
되면서 그동안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던 가격도 80∼90%선으로 제자리를
찾고 있다.

한 소비자는 『사실 CJD에 걸릴 확률은 수백만분의 1로 복권(국민들
에게 복권구입은 일상화돼 있다)에 당첨될 가능성보다 적지 않으냐』고 반
문하면서 『광우병 파동에도 불구, 쇠고기를 계속 사먹었다』고 말했다. 이
와함께 각국이 보여준 우정(?)도 눈여겨 불만한 대목이다. 15개국
농업장관들은 마라톤협상끝에 광우병을 근절하기 위해 도살되는 소의
도살비용 총액의 70%를 국가들이 분담(나머지 30%는 정부 부담)키
로 합의했다. 고통 분담을 표방한 국가들의 「하나의 유럽」정신을 보여준 것이다. <=유석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