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열린 전대통령 비자금사건 2차공판 머리에 의 공소장
변경을 둘러싸고 과 변호인 사이에 치열한 설전이 오갔다. 신경전은
재판의 절차를 문제삼은 과 재판장 사이로 옮아붙었으나 의 판정
패로 끝났다.
이날 다툼은 오전 10시15분쯤 김성호서울지검 특수3부장이 지난 공판
때 공소사실을 더 구체화하라는 변호인과 재판장의 요구에 따라 변경한
내용을 설명하면서 시작됐다. 김부장이 공소장중 기업인들이 전씨에게 돈
을 준 명목을 「선처해달라는 취지」에서 「다른 기업보다 우대하거나 최소
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선처…」로 바꿨다고 말했다. 김영일재판장은
『그정도면 변경이 아닌 「정정」이면 되지 않습니까』라고 가볍게 나무랐다.
공소장 변경은 혐의내용에 대한 중대한 사실변경이나 혐의내용 자체
를 바꾸는 것인데 반해 정정은 자귀수정 정도를 말하는 것.
변호인단이 「때를 기다렸다는 듯」 가세했다. 전상석변호사가 재판장으
로부터 발언허가를 얻어 『(공소장을)고치기 전과 틀린게 뭐냐』며 『직무
관련성 없이 뇌물죄를 포괄적으로 얼버무려 죄가 되지 않는다』고 따졌다.
이에 맞선 김부장은 『변호인에게 권고하는데 반대신문에서 해야될 말
을 왜 법절차에도 없이 (지금) 하고 있느냐』고 힐난했다. 은 이번 공
판을 앞두고 「재판부가 을 지나치게 몰아세우거나 변호인단이 시비
를 걸면 가만히 있지 말고 정면 대응한다」는 내부방침을 세워놓은 상태였
다. 의 이같은 결정은 전-노씨 공판 과정에서 변호인측에 비해 상대
적으로 홀대를 받았다는 서운함이 깔려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부장이 「법에 없는 일을 하고 있다」는 식으로 몰아붙이자 전변호사
의 얼굴이 벌겋게 상기되면서 재판장의 허가도 받지 않고 벌떡 일어나더
니 『공소장 변경에 대해서는 재판장과 변호인이 의견을 얘기할 수 있다』
고 반박했다. 공소장 변경 과정에서 변호인의 발언기회가 법으로 보장된
것이냐 아니냐를 두고 「매우 기초적」인 법리논쟁으로 비화된 것이다.
양측의 법리논쟁은 그러나 의외로 싱겁게 끝나버렸다. 김재판장은 『변
호인에게 의견진술 기회가 있습니다. (법에) 없는 절차가 아닙니다』라고
밝히고 다음 절차로 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