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아픈 삶을 견디는 여러 모습을 사랑의 방정식으로 풀어나
갔습니다. 사랑의 상처에 대응하는 모습은 바로 세상을 헤쳐나가는 마
음의 물결을 잘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시인 황학주씨(42)가 첫 장편소설 「세가지 사랑」(문예산책간)을 펴
냈다.
87년 시집 「사람」으로 등단한 이후 시집 「내가 드디어 하나님보다」
「갈수 없는 쓸쓸함」으로 내면의 아픔과 삶의 쓸쓸한 풍경을 애잔한 서
정으로 감싸안는 시세계를 보여준 작가의 첫소설이다.
자신을 짝사랑하는 세하와 옛 애인 경희, 그리고 아내와 헤어진후
강진에 혼자 내려온 주인공을 중심축으로 한 소설은 현실에 걸려 넘어
지고 중단되는 사랑의 「견딤의 미학」을 담담하게 그려나간다. 소설속
사랑은 우연과 풋풋한 감성으로 촉발됐지만, 그 중간은 고되며, 그 끝
은 오랜 기다림과 안타까움으로 무늬진다.
『비오는 강진 앞바다, 다른 것은 다 젖어도 혼자 젖지 않는 바다
를 망연히 응시하는 주인공은 오랜 방랑의 끄트러미에 서있는 인물입
니다. 그는 우연히 발견한 폐가를 초가집으로 개조, 돌담을 쌓고 정자
까지 짓습니다. 자신의 옛상처를 보듬는 그의 주위에 사랑이 스며들죠』.
「선생님, 제가 사랑해도 되나요?」 「그래라. 해보면 이게 아니구나,
하는 걸 알 수 있겠지.」 자신을 사랑하는 여인을 업고 발이 푹푹 빠지
는 뻘밭을 한발 한발 옮기는 장면은 또 다른 끝간데 없는 기다림과 아
픔을예감한다.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의 슬픔을 아름다움으로 끌어올린
것은 등장인물들의 내면의 속갈피를 정제된 언어로 형상화한 시적인
문체의 힘 때문이다.
91년 강진으로 내려간 작가는 4년동안 호수같은 바다에 마음을 달
래며 이 소설을 완성했다. 작가는 『소설은 시보다 표현방법이 더 다양
한것이 장점』이라며, 『당분간 시와 소설에 같이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