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렁한 바지와 점퍼-셔츠, 그 위에 겹쳐 입은 투박한 조끼, 털실로 뜬
벙거지 모자, 판탈롱 바지에 꼭 끼는 운동복 스타일 웃옷, 금발로 물들인
머리카락….
, 고베와 함께 패션 중심지로 꼽히는 . 중에서
도 「아메리카무라」는 젊은이들의 패션 해방구로 이름났다.
도심 1㎞에 걸친 패션거리 신사이바시스지에서 서쪽으로 슈오마치로
큰길 하나만 건너면 전혀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지하철마다 감색 양복
을 입은 남성이나, 한국과 별다를 바 없이 깔끔한 수트차림 직장여성들이
흘러 넘치지만 이곳에서는 남의 눈을 아랑곳않는 과격하고 실험적인 패션
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아메리카무라」가 생겨난 것은 70년대 초. 미국 「서핑」 문화가 으
로 전파돼 오면서 청바지 등을 파는 가게가 하나둘 들어섰고,93년 「빅 스
텝」이라는 대형 패션몰이 서면서 부쩍 붐비기 시작했다.간판이 대부분 영
어로 돼있고 벽 곳곳에 그림과 미국 국기가 그려져 있어 국적불명 거리이
기도 하다.
이곳에 넘쳐 나는 사람들은 대부분 중고생과 대학생, 아르바이트생 등
에서 「프리터」라 불리는 소위 「자유인」들이다. 중고옷 가게가 밀집한
것도 특징이다. 트레이너 웃도리가 1천9백엔, 셔츠-청바지가 2천9백엔식
으로 무척 싸다. 요즘 젊은이들은 풍요속에서 자랐으면서도 옷에 돈
을 많이 쓰지않을 뿐더러 오히려 중고옷에서 개성을 찾는다고 한다.
『는 에서 가장 자유로운 도시입니다. 처럼 형식을 크게
따지지 않기떠문에 사람들 개성도 더 강한 편이지요.』 지난 1월 고등학교
를 졸업하고 2년과정 패션학교에 입학할 것이라는 미조구치 아키라군(18)
은 『요즘엔 헐렁한 바지에 통으로 된 헐렁한 웃도리를 입는 「스노보드」
패션이 남녀 모두에게 유행』이라고 전한다. 거리에 보이는 바지는 청바지,
군복 스타일, 비닐로 된 바지를 불문하고 모두 헐렁헐렁하게 통이 넓다.
털실 벙거지 모자나 동그란 챙이 달린 모자만으로도 스노보드풍을 구
사한다. 심플하고 깔끔한 스타일이 패션을 주도하는 요즘 흐름속에서도 젊
은이들은 스커트나 바지위에 웃도리를 내 입는 식으로 자신을 표현한다.
청재킷도 올 봄 이 거리에 많이 등장하는 아이템이다. 광택있는 사틴
소재 꽃무늬 스커트를 받쳐 입거나 꼭 붙는 판탈롱, 헐렁한 반바지를 입은
모습이 많다. 중-고생도 다를 바가 없다. 다만 여학생의 경우 머리카락을
양쪽으로 갈라 매거나 따아내리고 무릎까지 올라오는 흰색 양말을 즐겨 신
는 모습이 중-고생임을 짐작케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