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대통령후보들은 「X세대」라는 말만 들어도 긴장을 감추지 못
한다. 18∼30세에 속하는 젊은층의 표가 올 선거를 좌우할 것이라는 분
석이 앞다투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흔히 미정치에서 「젊은 유권자」층은 「정치 무관심층」과 동의어로 통
했다.

이 때문에 이들은 인구 비율에 비해 푸대접(?)을 받기 일쑤였다. 그
런데 92년 대선은 이런 상투적 가설을 보기좋게 무너뜨렸다. 무려 1천
여만명의 X세대가 투표를 해 현재 전체 유효투표의 10%를 넘는 규모다.

산술적 비율보다 이들의 위력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은 대부분 「부동
층」에 속하는 이들의 표가 당락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30대 이상의 미국
기성층의 정치성향은 대부분 공화-민주당으로 양분돼 있고, 자신이 소속
감을 느끼는 정당에 충성스럽게 귀속되는 반면, X세대는 그때그때 선거
바람에 따라 쏠린다는 것이다. 92년 선거에서 후보와 당시 부시대
통령과의 총 투표 차이는 약 5백80여만표. 미기성층이 「게으른 반항아들」
이라고 폄하하던 X세대가 을 으로, 그리고 부시를
「고향 앞으로」 향하게 만들었다는 평가가 결코 과장되게 여겨지지 않는
것이다.

올해 이 연령층에 속하는 인구는 줄잡아 3천7백여만명이고, 최근 한
여론조사는 이중 89% 가량이 「투표를하겠다」고 대답해 각 후보들은 앞다
투어 X세대를 겨냥한 공약 개발로 분주할 수밖에 없다.

은 최근 으로 청년 단체 대표들을 초청, 그들이 원하는
바를들었고 또 각지의 대학을 돌며 순회 연설을 벌이기도 했다. 올 여름
이면 만 73세가 되는 공화당의 밥 돌 후보는 X세대의 전유물같은 「M-TV」
에 특별출연하기도 했다. 또 , 깅리치 공화당 하원의장도 이 TV에
등장했다.가히 우리 총선에 불고 있다는 「모래시계 세대」 바람에 비견할
만하다.

하지만 이들의 관심은 우리 모래시계 세대와는 전혀 다르다. 우리가
역사와 통일등 보다 거창한(?) 주제에 솔깃하고 있다면, 이들은 범죄-마
약-실업등 보다 세속적이고 구체적인 것들이다. 미글로벌 전략연구소 조
사에 따르면 X세대의 최대 관심사는 범죄와 마약이 17%, 연방정부 축소
10%, 실업문제 8%의 순이었다. 또 하나의 차이는 미젊은 유권자들이 어
떤 면에서 우리보다 훨씬 더 정치적으로 조직돼 있다는 점이다. 18개 청
년단체가 연합, 결성한 「젊은이 투표 96」이라는 단체는 벌써 기성 정치
단체 못지 않은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들은 기성정치인들을 향해 「안
정된 미래」를 약속하는 공약을 내놓을 것을 요구중이다.

【박두식·워싱턴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