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주에 소금물 발효 가장 잘 되는 기온 ***
*** 햇장은 장국간-나물무침용 ***
*** 해묵은 장은 양념에 써야 제격 ***.
「음식이 장 맛」이라면, 「장 맛은 물 맛」에 달렸다. 장 담그기에
제철은 음력 정월이다. 궁중음식 무형문화재 황혜성씨(77)가 지난주
공기 맑고 물좋은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수진원농장에서농장주 정두화씨,
주부들과 함께 장을 담갔다.
화학간장 파동 와중이어서 담그기는 더욱 진지했다. 황씨와 정
씨는 동갑내기면서 여러모로 닮은 꼴이다. 고집스레 전통 궁중음식의
맥을 찾아온 황씨처럼 정씨는 『우리 장맛 찾기에 남은 인생을 걸었다』는
사람이다.
「말표구두약」으로 널리 알려진 말표산업을 경영했던 정씨는 20년전
회사를 아들에게 물려준 뒤 고향 양평에서 농장을 꾸려가고 있다. 장 담
그기에 몰두한 것은 6년전부터. 『좋은 장 맛에는 첫째가 공기, 둘째
물, 셋째 콩, 넷째 독(항아리), 다섯째가 솜씨』라고 정씨는 설파한다.
8할은 자연의 솜씨라는 얘기다.
황씨는 『이 자연보다야 못하겠지만 볕이 드는 손바닥만한 공간만
있어도 누구나 쉽게 장을 담가 익힐 수 있다』고 말한다.
정월에 담가 석달쯤 익힌 그해 햇것(청장)은 장국 간 맞추고 나물
무치는 데에, 해 묵은 것은 양념에 쓴다.
『살림 잘하는 집, 장맛 좋다는 얘기는 당연하지요. 제때 잘 담
가서, 햇볕과 바람을 잘 쏘여주면 절로 익으니까요. 게으른 주부는 날
더워져 뒤늦게 장을 담그고 제대로 들여다보지도 않으니 쉬거나 골이 끼
죠.』 정월 장이 달다는 것은 메주와 소금물이 적당히 발효하기에 가장 좋
은 온도이기 때문이다.
2월장은 조금 더 짜게, 3월장은 아주 짜게 담가야하기 때문에 정월
장만큼 맛을 내지 못한다.
◇장 담그는 법 (1말·20ℓ)
▲준비물=표면이 노릿노릿하고 흰 빛이 돌며 균이 고루 앉은 재래식
메주콩 반말, 굵은 소금(호렴) 대두로 3되(6∼7ℓ), 참숯 2덩이, 붉은 고
추 2∼3개, 대추 3∼4개. 물 1말(20ℓ).
▲담기=①장을 담그기 사흘 전:메주를 물에 씻어 솔로 표면을 닦아
내고 햇볕에 바싹 말려둔다 ②장 담그기 전날:소쿠리에 무명 헝겊을 깔고
소금을담은 뒤 그 위로 물을 부어 소금이 모두 녹아 내릴 때까지 물을 내
려준다. 새 물을 더하지 말고, 먼저 부은 물을 다시 부어 녹여준다. ③
독을 깨끗이 씻어 물기없이 닦고 말린 뒤, 발갛게 단 숯에 꿀을 한술 떨
어뜨려 독 바닥에 놓는다. 치지직하고 연기가 피어오르며 독 안이 소독
되고 잡 냄새도 없어진다. ④메주를 독안에 넣은 뒤 걸러둔 소금물을
붓는다. 밑에 가라앉은 것이 들어가지 않게 조심해서 웃물만 따른다. ⑤
메주가 뜬 독에 고추,대추, 검정숯(피우지 않은 것)을 띄운다. ⑥헝겊
으로 항아리 입을 씌운 뒤 사흘쯤 뚜껑을 닫아둔다. ⑦사흘 뒤 뚜껑을
열어 볕과 바람을 쏘이고 해가 지면 뚜껑을 덮기를 60∼70일가량 계속한
다. 골이 지면 걷어내고 쨍한 볕에 말려준다.
▲된장담그기=⑧60∼70일 익힌 장에서 메주를 건져낸다. ⑨퉁퉁
불은 메주를 으깨면서 소금을 섞어 항아리에 꾹꾹 눌러 담는다. ⑩서로
나눠 담은 간장과 된장을 다시 60일쯤 익히면 좋은 간장, 된장을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