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털루전쟁까진 `과시용' 원색 $$$
$$$ 보아전쟁후 황토색-초록색으로 $$$
$$$ 2차전때 얼룩무늬 위장복 첫선 $$$.
군복을 보면 전술개념을 읽는다고 한다. 그만큼 무기체계와 전략이
연계된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전쟁이 대규모의 군사전으로 전개된 18세
기이후 세계 군복 디자인의 커다란 변화는 워털루전쟁과 보어전쟁, 그
리고 1-2차대전으로 획이 그어진다. 3개전투에 나온 무기의 발달과 맞
물리면서 흥미롭게도 군복색의 변화로 명백히 갈라섰던 것이다.
나폴레옹을 무너뜨린 워털루전쟁(1815)은 색의 전쟁 그 마지막 장이
었다.
웰링턴지휘하의 군은 빨간색, 나폴레옹의 군은 감청색,
블뤼허의 프로이센군은 검정색, 거기에 초록색의 군까지 워털루
벌판은 그야말로 이들 원색을 주조로 한 군복들이 난무하는 「색의 싸움」
이었다.
군인의 숫자가 곧 상대를 압도하는 중요한 무기였던 시대의 군복은
이렇게 빨갛고 파랗게 원색을 썼다. 과시용이요, 상대에게 겁주기 위한
경계성 색디자인이다. 이는 총의 발사방법과 직결된다. 뒤에서 탄환을
긴꼬챙이로 밀어넣어야하는 이 시대의 전장식 총은 군인이 서서 발사하
기때문에 적진에게 그 모습이 드러나게 마련. 장전에서 발사까지 시간
이 많이 걸려 앞줄병사들이 한번 발사하면 그 다음줄이 앞에 나와 다시
발사하는 등 사람숫자가 많아야 빨리 많이 쏠 수 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이 엎드려 사격할 수 있는 후장식총이 처음 실전에
등장한 보어전쟁(1899∼1902)때는 사정이 바뀌었다. 숨어서 포복 습격
하는 전략이 더 효과적이 된 것이다. 빨간군복의 군은 이때 기습공
격을 노린 의 황토색을 착용하기 시작했다. 숨어서 싸우기 편
한 칙칙한 색이 나온 것이다. 이후 국방색은 곧 땅과 수풀에 비슷한 카
키색과 진초록으로 통일이 됐다. 군복 스타일도 포복할 수 있는 기능복
으로 변했다. 전쟁이 더욱 동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 단색군복은 2차전때 진일보의 디자인혁명을 겪는다. 자동화기와
기관총의 싸움터에서 처음 군대가 아예 수풀속에 섞여보이는
위장무늬를 디자인해낸 것. 숨어서 싸우는데 최고의 아이디어. 독일군
이 금방 본떠서 유명해진 「위장무늬」의 등장이다. 나치독일은 2차전 중
에 이 위장군복을 전 유럽전선에 내놓아 성과를 올렸다. 미국도 재빨리
위장무늬를 내놓았지만 이미 얼룩무늬는 독일군인이라는 이미지때문에
오살사고가 일자, 유럽에선 중지하고 아시아전선에 내보냈다. 남양군
도 등 아시아에 투입된 당시 미군이 대부분 해병대였기에 이 얼룩무늬
군복이 한국해병대의 유니폼이 됐을 정도로 초기엔 해병대의 옷으로 상
징되기도 했다.
지금은 세계가 일부 구 공산권만 빼고 이 위장복을 전투복으로 바꾸
고 있는 중이다.
위장무늬 디자인에도 각나라 전술이 들어가 있다. 평화헌법을 선포
한 오늘의 독일군은 침공을 당했을 때만 필요한 군복이기에 중서부유럽
만 고려한 무늬. 독일의 산야를 연상시키는 무성한 짙은색 숲의 무늬다.
미국은 어디든 참전이 가능한 나라답게 전세계가 가상 적지다. 그래
서 미군의 전투복 우드랜드 위장복은 전세계의 지형과 숲의 색깔, 계절
등을 컴퓨터에 입력해서 보편타당 최대공약치로 뽑아낸 무늬다. 세계어
떤 숲속에 가도 무난히 숨을 수 있는 디자인으로 풀이된다. 걸프전으로
유명해진 사막무늬 역시 사막의 조건을 입력해서 디자인한 것. 아프리
카 사막을 누볐던 이 앞서있지만 걸프전을 계기로 미국은
황토와 모래색을 섞은 무늬를 약간 엷게 한 새 무늬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