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외 가토우지역 공동묘지 특별구역의 고윤이상 묘소. 타계
넉달째 되던 날 둘러본 무덤은 그가 한시대를 이끈 위대한 작곡가임을
알리는 비석도 비문도 없이 황량하게 버려져 있었다. 자택에서 만난 부
인 이수자씨는 『땅이 녹는대로 한국 스님들의 도움을 받아 반듯한 비석
을 세우고 묘소를 단장하려 한다』고 전했다.
윤이상의 화장 유골이 안장된 이곳은 시당국이 인류에 명예
로운 유산을 남긴 인물을 위해 조성한 특별묘지. 윤이상은 가토우지역
특별묘지를 차지한 첫 인물이다. 살아서 그는 이념과 이념, 문화와 문
화의 접점에 서서 두 이질적 이념과 문화가 서로 배반하고 화해하는 변
증의 역사를 지켜본 「경계인(marginal man)」이었지만, 죽어서야 경계없
이 트인 광활한 특별구역을 혼자서 달랑 차지했다.
지난달 17일 서 지기-제자들로 발족된 윤이상기념사업회는
5월 창립총회를 가질 예정. 기념사업회는 윤이상의 자택을 기념
관으로 꾸미고 콩쿠르 등 사업을 준비중이나, 재정확보에 어려움을 겪
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