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마음에 내리는 봄비 (7) ####.

토요일 오후 그가 공항에 나갔을 때 그녀가 먼저 그곳 만남의 광장에
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후 2시40분발 비행기였고, 그는 2시10분
이 되어서야 그곳에 도착했다.

"체킹해야지".

인사보다 먼저 그가 자신의 시계를 바라보며 말했다.

"했어요, 이미".

먼저 나온 그녀가 모든 준비를 끝내두고 있었다.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항공권 중 한 장을 그에게 내밀었다.

"길이 많이 밀렸어"
"다른 일이 바빠서 안 나오면 어떻게 하나 했어요".

"미안해"
"자꾸 시간이 지나면서 초조한 마음이 들었어요. 처음엔 정우씨와 함
께 여행을 떠난다는 기쁜 마음이다가...".

그는 그녀의 옆자리에 앉았다. 이렇게 앉아 있는 우리를 보는 사람
은 없을까. 언제부턴가 그녀와 함께 있을 때면 그것이 늘 불안했다. 전
에 아무도 없는 그의 사무실에 그녀와 함께 앉아 있을 때에도 누군가 우
리를 지켜보는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언뜻언뜻 그런 분위기
가 낯설어지곤 했다.

"짐은?"
"안 가져 왔어요. 그냥 여기 작은 가방에 몇 가지 소지품하고 화장
품만 넣어가지고요".

"나도 그냥 왔어"
"자동차를 가지고요"
"바깥 주차장에 세워두었어. 돌아올 때 타고 가면 되니까".

그 말을 하며 그는 그녀가 아니라 자신이 바라보고 있는 정면을 보고
말했다. 왜 이렇게 낯선 자리에서 그녀 쪽으로 고개를 돌려 말하는 것
조차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는 것일까. 이제는 남편이 있
는 예전의 애인과 아직도 결혼을 하지 않고 있는 한 남자의 여행이란 처
음부터 모든게 그렇게 불편한 것일까.

"들어가지 그만..."
"서울에 있지 않아도 괜찮아요"
"괜찮아".

그가 앞서서 탑승 대기실 쪽으로 걸어갔다. 아직 시간이 남았지만
바깥보다는 안 쪽이 편할 것 같았다. 이젠 10년에 가까운 세월 저편,
함께 학교를 다니던 그 시절 여행 이후 처음으로 함께하는 여행
이었다.

아니, 여행이 아니라 은밀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