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콜릿서 밍크코트까지 하루 3-4건 슬쩍...여성이 80% ###
### 세일땐 2배 적발...6천여평 수천억대 상품 24시간 파수 ###.

전성택(37)씨는 서울 대치동 그랜드 백화점의 「파수꾼」이다. 8개
층 6천6백여평 매장에 진열된 수천억대의 상품들이 그의 손에 달려있다.

소매치기를 막고 은근슬쩍 물건을 집어가는 좀도둑을 잡는 일이 주
된임무. 태권도 3단에 보안요원 경력 8년의 백화점 보안실장이다. 오
전 10시30분 백화점 문이 열림과 동시에 그의 눈은 번뜩인다. 무전기
와 가스총을 지니고 지하 슈퍼마켓부터 7층 매장까지 쉼없이 순찰해야 한
다.

『물건을 훔치러 온 사람들은 뭔가 다릅니다. 빈 쇼핑백을 들고
서성대거나 두리번거리고 배회하죠.』.

수상쩍은 사람이 발견되면 일단 5∼10m뒤에서 미행을 한다. 물건
을 몰래 쇼핑백에 집어넣더라도 즉시 붙잡지는 않는다. 범인이 백화점
문을 빠져 나오는 순간이 「체포 시점」이다.

『손님! 죄송합니다. 계산은 다 하셨습니까』라며 정중히 인사하고
영수증 제시를 요구한다. 도둑을 잡는 건수는 하루 평균 3∼4건. 바겐
세일이나 추석-설 대목에는 배이상 늘어난다. 백화점 고객들 대부분이
여성이어서 그런지 도둑의 80%가 여성이다. 도둑맞는 액수는 하루 매
출액 7억원중 0.7%인 5백만원정도.

초콜릿을 훔치는 국민학생도 있고, 밍크코트를 슬쩍 입고 가는 50
대 중년부인도 있다. 물건을 훔쳐갔다가 다시 제자리에 갖다놓는 일
을 3년째 취미처럼 반복하는 주부도 있지만, 그 사람은 아예 내버려둔다.

10차례 붙들린 상습범도 있다. 모녀가 「작전」을 펼친 경우도 있
었다.

『지난달 바겐세일때였습니다. 40대엄마와 중학생 딸이 쇼핑백을
양손에 들고가는데 아주 낡았어요. 미행을 해보니 딸은 쇼핑백을 활
짝 열고 엄마는 물건을 마구 집어넣더군요.』.

좀도둑들중에는 회사 중역이나 고위 공직자 부인들도 끼어 있지만,
바겐세일때 활개를 치는 소매치기범은 대부분 전과가 있는 「프로급」 여성
들이다.

저녁 8시 백화점문을 닫은 뒤에도 일과는 계속된다. 매장 인테
리어 작업이나 상품 운반을 하는 외부인들을 「감시」해야한다. 얼마전
에는 야간 페인트칠 작업자들이 속옷을 훔쳐 화장실에서 갈아입고 나오다
가 전씨에게 들킨적이 있다. 밤 10시부터는 2시간 간격으로 매장과 지하
주차장, 백화점 외곽을 순찰하느라 밤을 꼬박 새운다.

새벽 5시50분부터 백화점 인근 도로의 차량을 통제하고 오전 10시
30분에야 다음 근무조와 교대한다. 1분의 가감도 없는 24시간 근무다.

『남을 의심하고 붙잡는 것이 기분좋은 일은 아니죠.』 밤샘 근무후
낮잠을 자다가 백화점앞에서 소매치기와 격투를 벌이는 꿈을 꾸기도 한다.

『2년전 엄마와 이혼하고 혼자 사는 아버지에게 생일잔치를 해주려
고 생선과 채소를 훔친 11살짜리 남자 아이를 호되게 꾸짖은 일을 생각하
면 아직도 가슴이 아픕니다.』 < 윤영신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