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구 유학출신 김은철씨, 치대 졸업 ***.
『영어실력이 부족해 학업을 따라가기가 힘들었지만 무사히 졸업하게
돼 기쁩니다.』 지난 89년 체코 프라하의 칼대학에 유학하다 귀순한 김
은철씨(29·경희의료원 치과병원 인턴과정)가 23일 치대를 졸업
했다. 김씨는 평북 강계출신으로 평양의대 구강학부에 3년간 다니다 86
년 칼대학 의학부 치과과정에 유학갔었다.
북한과 체코에서 약 5년간 의학공부를 하다 치대에 다시 신
입생으로 들어간 그는 『북한과 동구에서의 공부가 그다지 큰 보탬이 되
지는 않았다』고 말한 뒤, 『특히 북한의 의학용어는 대부분 라틴어였으
나 이곳에서는 영어를 쓰는 탓에 기초가 달렸다』고 말했다. 아울러 엄
청난 양의 술을 마셔대는 대학의 술문화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고
한다.
물론 귀순한 직후 생활관습의 차이에서 오는 문화적 충격으로 인해
적응하는데 힘이 들기도 했지만, 다행히 양부모인 임씨(54·치과의사)
부부를 만나 남쪽 사회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
그가 임씨 부부와 만난 것은 귀순 직후인 89년. 치과 공부를 계속
하기 위해 주변 인사의 소개로 임씨의 병원에 실습차 들르면서부터다.
마침 자식이없던 임씨가 김씨의 성실한 모습을 보고 『양자가 되는 것이
어떻느냐』고 제의했다고 한다.
임씨 부부는 『은철이가 결혼해서 이곳 생활에 완전한 기반을 닦을
때까지뒤에서 부모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인턴
생활을 시작한 후 집에 잘 들어가지 못해서 죄송스럽다』고 밝혔다.
1년 기간의 인턴과정을 밟고 있는 그는 『구강외과 전문의가 되고 싶
다』는 포부를 밝히고, 『언젠가 북쪽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는
말을 잊지않았다.
『귀순한 유학생 12명과 함께 「동유회」라는 모임을 만들어 한 달에
한 번씩 만난다』는 김씨는 『냄비같이 달아 올랐다가 식어버리는 일과성
관심보다는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정부대책이 아쉽다』고 말했다.
< 권대열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