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유흥업소 거의 대만인 소유 ***
*** 현지처 많아 대만주부 집단행동도 ***.

하문(샤먼)섬 남동쪽에 호리산 포대가 있다. 청나라때 건설된 이 포
대엔 당시 독일에서 수입한 구경 280㎜의 대형포가 설치돼 있다. 근
1백년간 군사지역으로 통제됐던 이 곳은 하문섬이 특구에 편입된 지난
84년에야 통제가 해제됐고 지금 관광지로 탈바꿈했다. 2원(약2백원)을
주면 대형망원경으로 대만 금문도(진먼다오)쪽을 들여다볼 수 있다. 망
원경속의 소금문도엔 청천백일기 3개와 「삼민주의 조국통일」이라는 흰
바탕에 붉은 글씨가 박혀있다. 하문에 머무르는 대만인들도 가끔 이 망
원경을 붙잡고 서있다. 양안관계는 어느새 적지에 와서 적의 망원경으
로 아군 지역을 살펴볼 정도로 피아구분이 모호해져 있다. 이곳에서 만
난 성이 동씨라는 대만인은 『중국과 대만은 한 민족인데 밖에서는 「우
리관계」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양안긴장 운운하는 외국언론
을 비판했다.

하문엔 별서(비에수)라 불리는 고급 별장이 많다. 우리돈으로 수억∼
수십억원씩 하는 별장의 주인중 상당수가 대만사람들이다. 하문의 부동
산과 유흥업소 주인도 대만사람들이 압도적이다. 교역이 간접적이라 정
확한 통계가 잡히진 않지만 하문에 투자되는 외국인투자의 40%이상을
대만인들이 좌우한다고 보면 무리가 없다. 하문사람의 80%는 대만에 친
척이 있고 대만사람들의 70%는 하문중심의 민남(복건성 남부)지역이 고
향이다. 호텔 종업원 오택(우쩌)씨는 『대만 고웅(가오슝)에 삼촌뻘되는
친척이 식당을 하는데 대만손님들을 만날 때마다 그 식당을 아는지 물
어본다』고 했다. 비공식적인 경제교류로 밀수도 있다. 경찰단속으로 대
규모 밀수는 과거보다 줄었지만 원시적인 「물물교환」은 해상에서 여전
히 성행한다. 해변마을엔 군인들도 밀수에 관여한다는 소문이 많이 떠
돈다.

양안교류는 멀리갈 것도 없이 안방서부터 시작되고 있다. 하문에서
대만과 가까운 쪽의 일반가정에선 대만의 TV방송을 모두 시청할 수 있
다. 때문에 양쪽에서 확성기로 해대는 선전이라는 것은 옛날 얘기가
된지오래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하문과 금문도의 젊은 남녀가 연애하는
경우도 있다. 전화로 정담을 나누려면 국제요금이 비싸기 때문에 이들
은 휴대폰이나 무선호출기를 이용한다. 대만사람들중 다수가 하문에 현
지처를 두고 있다는 것은 이제 비밀이 아니다. 이때문에 대만 가정의
이혼사례도 적지않아 심수(선전)에 나가 있는 남편을 기다리다 주부가
투신자살까지하는 가정의 전철을 밟고 있다. 심지어 얼마전에는 대
만 주부들이 남편을 하문에 장기 근무시키는 기업에 집단 항의하는 사
태도 벌어졌다.

그후 일부 대만기업은 1개월 또는 3개월만에 한번씩 하문에 나가있
는 직원을 소환해 잠시 가족들과 함께 생활하도록 하고 있다. 하문 외
상투자공작위원회 투자촉진처의 팽본영(펑번룽)씨는 『소금문도와 하문
은 닭우는 소리가 들린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가까운데 하문사람중
금문도에 가서 놀다오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혁명 때
박해를 피해 대만으로 건너간 하문 사람들중 일부는 금문도까지 헤엄을
쳐서 갔다는 말이 전해내려올 만큼 하문에서 보는 양안은 가깝다.

현재 하문과 대만인들은 서신교환과 전화통화를 자유롭게 한다. 지
난 87년부터 친척방문도 허용됐다. 공직자들은 상호방문이 금지돼 있지
만 하문사람들은 비공식적인 관리들의 교류도 적지 않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대만이 여전히 3불통(불통상,불통항,불통우)정책을 고집하고 있
어 접촉이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하문 외사판공실의 장권씨(24)
는 『대만 친척에게 편지를 보내면 을 거치므로 시간이 많이 걸린다』
고 말했다. 전화요금도 중국서민 입장에선 만만치 않아 대만에서 전화
를 걸어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친척방문 또한 중국내 절차가 복잡해
중국인들이 대만으로 가는 경우는 극히 드물며 대만사람들이 중국을 방
문하는 것이 상례화돼 있다.

교류가 일방적이든 쌍방적이든 중국인들 마음속의 양안은 거리가 없
었다. 중국인 최대 명절 춘절(설날)엔 하문섬과 소금문도에서 서로 불
을 지펴 흰 연기를 피워올림으로써 새해인사를 대신한다고 한다. 구정
인 19일이면 양안엔 동포임을 확인하는 연기가 또다시 피어오를 것이다.

【하문(중국)=여시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