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교육청이 월반·속진제 대상으로 『IQ가 1이내인 1백40 이상』이
라는 기준을 발표하면서 IQ 테스트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행해지는 IQ 테스트는 수십 가지. 규준화작업을 거치
지 않고 외국 검사지를 마구잡이로 번안한 것까지 합하면 수백 가지에도
이른다고 한다. 이 93년 개발한 집단·개인 지능검사를 한국 적
성연구소가 배급하고 있고, 한국 행동과학연구소, 대한 사립중고등학교장
회, 중앙적성연구소, 한국 심리검사연구소, 한국 심리적성연구소, 중앙교
육사, 코리안 테스팅센터 등 수많은 기관이 자체적으로 혹은 심리학자들에
의뢰해 개발한 IQ 테스트를 보급하고 있다.

서울시 교육청의 조사결과, 지난해 집단 IQ 테스트를 실시한 서울 소재
중고등학교는 2백6군데. 검사대행 기관은 24곳에 달했다. 그러나 각 검사
마다 방법이나 기준이 달라 교육청 발표에 대해 『어떤 검사로 했을 때 1백
40 이상인가』 하는 논란이 나오고 있다.

IQ(지능지수)를 재는 방법은 개인검사와 집단검사, 읽고 답하는 언어성
검사와 글이 배제된 비언어성 검사로 나뉜다. 이중 언어·수리·공간지각
등 지능을 구성하는 요소로 알려진 항목에 따라 출제된 문제를 읽고 답하
는 언어성 지필검사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요즘은 유치원에까지 지능검사
가 일반화하고 있어 유아용 지능검사지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국 이 93년 개발한 중고등학생용 집단지능검사는 유추, 문
장이해, 수열,수공식, 수문장, 도형유추등 상세한 항목으로 나뉘어 있다.

『□이 없어서 머리를 못 빗었다』 같은 문장에 빈 칸을 메우는 등 보자마
자 답을 내야 하는 쉬운 문제부터 『1, 2, 3이 쓰인 숫자카드 3장에서 2장
을 꺼내 두 자리 수를 만들 수 있는 경우의 수』나 그림을 보여주며 나무토
막 몇개를 쌓은 것인지 묻는 등 수리, 공간 추리력을 이용해 풀어야 하는
어려운문제까지 다양하게 짜여 있다. 한국 행동과학연구소의 중고생용 IQ
검사지는 어휘, 추리, 수리, 공간지각 등 4개 항목으로 나뉘어 20문항씩
짜여져 있다.

교수(이대)가 개발, 한국심리적성연구소가 보급하는 집단 지능검
사는 도형추리, 수열추리, 문자변별, 계산능력, 동의어·반의어, 공간분
석, 어구완성, 도형구성 등 8가지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 정보처리력에 초점을 맞춘 지능검사도 =======.

대부분 지능검사들이 지능 구성요소의 우열을 파악하려는 데 비해 서봉
연교수()가 개발, 중앙적성연구소가 배급하는 진단성 지능검사는 정
보처리론적 관점에서 접근한 게 특이하다. 지능은 정보를 어떻게 얼마나
빨리처리하는가에 달렸다는 관점이다.

159102 159102, 338789 0338789, 234252 234252 등 짝지어진 숫자를
보면서 단숨에 서로 같은가 다른가를 찾아내는 지각속도검사, 한 문장을
읽어준 후 부분 부분을 물어 얼마나 기억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청취기억
검사, 뒤죽박죽이 된 8∼9개의 문장을 읽고 순서대로 배열하는 산문추리등
새로운 문제유형을 도입해 관심을 끈다.

1980년 미국에서 개발, 한국화한 K-토니 검사는 주로 추상적 기하모형
중 연관성을 알아내는 비언어적 검사. 언어는 학습·문화적 배경에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언어적 요소를 제외, 지역적 문화적 차이를 배제하고 선천
적 재능을 알아보는 검사로 주목받고 있다.

집단 지능검사가 객관식으로 이뤄져 있고 검사 당시 피검자의 상태에 따
라 결과가 들쭉날쭉한 반면, 개인 지능검사는 검사자가 피검자의 상태를
살피면서 검사하므로 이를 보완할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 집단검사
의 측정시간이 대개 40∼50분인 데 반해 개인검사는 2∼3시간으로 훨씬 길
고 문항이 많다. 우리나라에 시행되고 있는 대표적인 개인검사는 웩슬러
방식.

1946년 웩슬러가 아동용으로 개발한 WISC를 한국 이 한국화해
KEDI-WISC로 내놓았다. 언어성검사와 동작성검사로 나뉘어 있어 언어성 IQ
와 동작성 IQ를 따로 측정, 둘 사이의 관계를 분석할 수 있는 게 특징. 언
어성검사는 상식, 공통성, 산수, 어휘, 이해, 숫자, 동작성검사는 빠진 곳
찾기, 차례 맞추기, 토막 짜기, 모양 맞추기, 기호 쓰기, 미로 등으로 나
뉘어 있다.

『수레바퀴와 공의 공통점은?』 같은 질문을 던졌을 때 『굴러간다』 『둥글
다』고 대답하면 점수를 얻는 방식. 5∼12조각으로 되어 있는 말, 얼굴, 승
용차, 소녀의 그림을 맞추는 것은 시각과 운동의 협응능력을 보는 검사.


10여개의 그림카드를 이야기 순서대로 나열하며 내용을 설명하는 차례 맞
추기는 전체상황을 이해하고 구성하는 능력, 시각적 구성능력을 함께 측정
한다.

///// 모집단 수준·크기 따라 달라지는 상대평가 /////.

이렇게 검사방법이 다른 만큼 어떤 검사를 받느냐에 따라 한 사람의 아
이큐가 각기 달리 나타날 수도 있다. 보통 집단검사보다는 개별검사, 언어
성검사보다는 비언어성검사에서 지능지수가 낮게 나타나는 경향이 많다고
검사 담당자들은 말한다.

IQ 테스트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살펴보면 머리가 한참 모자라는 사
람을 가르키는 『IQ 두 자리』란 말이 얼마나 잘못된 상식인 줄을 알게된다.


IQ 테스트는 절대적 평가가 아니라 상대적 평가에 의해 이뤄진다. 지능
을 재는 요소를 감안해 문제지를 만들면 나이, 지역별로 표본을 추출해 예
비 테스트를 한다. 규준이 되는 한 집단에서 이 검사에 응한 사람들의 평
균 점수가 50점이라면 이 테스트에서는 50점 받은 사람의 IQ가 1백이 된
다. 표준편차가 16이라면 1백에서 16을 더하고 뺀 84에서 1백16까지에 전
체의 68를 분포시키고, 68에서 1백32까지 98, 52에서 1백48까지 99.9가
들어가도록 종모양의 분포도를 그린다. 그 분포도에 따라 전체 몇문항을
맞았을 때 IQ가 몇인지 환산이 되도록 만든 게 IQ 테스트다. 그러므로 IQ
90 정도면 지극히 정상인 셈. 한 사람의 IQ가 검사 당시의 심신 상태에 따
라 5∼10점씩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점을 감안하면 IQ를 두 자리와 세
자리로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편차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같은 사람의 지능지수가 달리 나타날 수도
있다. 평균 1백, 표준편차 15로 환척한 A지능검사와 평균 1백, 표준편차
16으로 환척한 B지능검사가 있다고 하자. A지능검사가 더 가파른 곡선으로
나타나 지능이 1백 이상일 때는 A검사보다 B검사에서 더 높게, 1백 이하일
때는 A검사보다 B검사에서 더 낮게 나타난다.

요즘은 IQ를 환경에 따라 각기 다른 기준을 갖고 측정하는 추세다. 똑같
은 문항을 놓고 테스트할 때 도시학생이 농촌학생보다 10여점 정도 높게
나오는 게 보통. 남녀로 비교할 때는 국민학교 때까지 여성이 높다가 중·
고등학교로 가면서 조금 역전되는 경향이 있다고 테스트 개발자들은 말한
다. 다양한 문화·학습 혜택을 받은 도시학생이 IQ 테스트에 더 잘 적응해
지수가 높게 나타나는 점을 감안, 지역별 남녀별로 분포도를 따로 만들어
지능지수를 환산하기도 하는 것.

한 도시 남학생의 IQ가 전체로 봤을때 1백21이었다면 지역별로는 1백15,
남녀별로는 1백20으로 각기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규준화
작업시 모집단의 수준이나 크기가 어떠냐에 따라 점수가 높게 나오는 검사
와 낮게 나오는 검사로 달라질 수 있다.

한국 의 경우 전국 60여개 학교를 대상으로, 한국 행동과학연
구소는 전국 2천여명을 대상으로 규준화 작업을 한다고 밝힌다. 그러나 많
은 사설 연구소들이 얼마만한 크기의 모집단으로 규준화 작업을 하는지는
이를 감독하는 기관이 없어 미지수. 똑같은 문항으로 규준화 작업을 했을
때 한 모집단에서 평균이 70점이고, 다른 모집단에서 평균이 60점으로 나
왔다면 앞의 모집단을 기준으로 할 때는 70점 맞은 학생의 지능지수가
1백, 뒤를 기준으로 했을 때는 60점 받은 학생의 지능지수가 1백으로 각기
다른 기준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

60∼70년대에 개발한 검사지를 그대로 쓰면서 규준화하지 않았을 경우에
는 실제 지능과 지능지수간에 더 큰 격차가 난다. 10여년 전과 지금의 아
동이 받는 문화적 혜택은 비교가 안될 정도. 예전 검사지로 테스트를 받으
면 당연히 높은 점수가 나올 수밖에 없다. 새로 개발한 검사지라도 2∼3년
에 한 번씩은 재 규준화 작업을 거쳐 현실에 맞게 고쳐야 한다는 지적이
다.

외국 검사지를 우리에 맞게 규준화하지 않고 그대로 베껴쓸 경우 그 결
과는 참고할 가치조차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러나 시중에 나도는
IQ 검사가 몇개나 되는지도 파악이 안되는 우리나라의 경우 이렇게 「신뢰
하지 못할」 검사도 많이 끼여 있을 수밖에 없다. 한검사의 경우 테스트 받
은 사람들의 평균 지능지수가 1백30으로 나와 일방적으로 10여점씩 깎아서
통보했다는 말이 나돌 정도. 지능검사 대행기관의 한 연구원은 『부모들이
점수가 높게 나오는 검사를 선호해 처음부터 기준을 높여놓는 기관도 있다
고 들었다』고 말한다.

지능 검사지를 택하기 전에 그 검사가 어떤 방식을 채택하고 있고, 언제
개발됐는지, 언제 새롭게 규준화됐는지, 모집단의 크기는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