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첸공화국 수도 그로즈니에서 4일 체첸인 3만5천여명이 군
의 체첸철수와 평화협상의 재개를 요구하면서 지난 94년말 군의
체첸침공 이래 최대 규모의 평화적인 반 시위를 벌였다.
규모는 작지만 군의 철수를 요구하는 시위는 샬리와 아르군
등 체첸의 지방도시에서도 동시에 벌어졌으며 일부 지방도시에서는 주민
들이 그로즈니로 이동해 시위에 참가했다.
체첸인들의 시위가 있기 하루전 체첸주둔 군 사령관인 비아
체슬라브 티호미로프장군은 군이 곧 체첸에서 철수할 수도 있을 것
임을 시사했었다.
체첸인들은 이날 체첸 대통령궁 담장에 분리주의 지도자인 조하르
두다예프 전대통령의 초상화를 걸어놓고 '군은 물러가라'는등의 구
호를 외쳤다.
또 대다수 시위자들은 회교 전사들 사이에 유행하는 초록색 머리띠
를 맸으며 일부는 체첸인들의 전통춤을 추기도 했다.
이같은 시위로 그로즈니 시내 중심가는 시위자들로 거리가 메워지
다시피했으며 갖가지 색깔의 깃발들이 물결을 이루기도 했다.
이날 그로즈니 시내 경찰부대들은 경계태세에 들어갔으나 폭력사태
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모스크바 에코 라디오 방송은 전했다.
내무부 특수부대 병력들도 트럭을 타고 시위가 벌어지고 있
는 외곽지역을 돌며 순찰활동을 벌였다.
한 군 병사는 "우리는 발사등 모든 권한을 위임받았다"고
말했다. 인근 지방도시에서 그로즈니로 와서 시위에 참가했던 주민들
을 포함해 시위자들은 이날 저녁 7시 통행금지시간을 앞두고 대부분 자진
해산했다.
이날 체첸인들의 시위는 지난 94년 12월 11일 군이 체첸을
침공한 이후최대 규모의 민중시위로 오는 6월 대통령 선거 출마선언을
앞두고 체첸전투 종식압력을 받아온 보리스 대통령에게 또
다른 부담을 안겨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통령은 체첸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는 있으나 지난 가을 이후 중단된 와 체
첸간 평화협상이 재개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가 누구와 협상을
벌이며 무엇을 양보할 것인지 등도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와관련, 의 고위 군관계자들은 군의 완전철수를 주
장하는 두다예프등과 아무것도 협상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