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담사행 피하려 여야 정치인에 줘
** 통장등 아직 입증할 증거는 없어
** 남은돈 은닉의도로 사용처 둘러댔을 가능성도

전대통령이 퇴임후에 정치인과 언론계인사 등에 8백80억원
의 비자금을 뿌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검찰이 발표함에 따라 누가 얼마를
받았는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검찰이 밝힌 전씨 진술요지는 ▲88년4월 13대 총선때 민정당 의원
에게 2백억원 ▲92년4월 14대 총선때 민자당 민정계의원에게 30억원 ▲88
년11월쯤5공비리 청산작업과정에서 백담사로 「유배」되지 않기 위해 여야
정치인과 언론인등에게 1백50억원 ▲91년∼95년 정치인 2백여명에게 5백
억원 등 8백80억원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물론 이 액수는 전씨가 이렇게 진술했다고 검찰이 발표한 것일 뿐
계좌추적이나 통장확인 등 구체적인 증거로 입증된 것은 아직없다.

전씨 진술이 사실이라면 다음과같은 추론이 성립할수있다.

88년4월은 전씨가 대통령에서 퇴임(88년2월)한 2개월 뒤다.

5공때 당에 대한 절대적인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던 전씨가 대통령
재임시절 지원했던 것처럼 민정당 소속 지구당위원장 상당수에게 1인당
수천만∼수억원씩 주었을 가능성이 있다.

전국구 출마자를 제외하면 총선에 출마한 지구당위원장이 2백여명
이므로 평균적으로만 계산해도 지원액은 1인당 1억원 정도가 된다.

그러나 13대 총선 공천때 전씨의 영향력은 거의 없었다.

5공 출신 정치인들 일부가 총선 공천과정에서 「물갈이」됐다.

전씨가 챙겼어야 할 대상은 모든 지구당위원장이 아니라 자신과
인연이 있는 5공 출신 출마자들이었을 것이다.

14대 총선은 3당 합당이후다.

당시 민자당은 민정계와 민주계, 공화계 등의 계보가 있었다.

지구당위원장도 계파안배식으로 나눠가졌다.

전씨는 이때 30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돼있다.

민정계중에서도 5공 출신인사 일부에게만 성의표시를 했을 개연성
이 가장 높다.

검찰은 이미 지난 연말 비자금 수사과정에서 92년 총선때 5공 출신
현역 의원 3명에게 1억4천여만원을 준 사실을 계좌추적을 통해 확인했다.

그러나 정치자금법상의 공소시효(3년)가 지나 입건하지 않았다.

이 정도의 액수를 지원한 것으로 추산할 경우 60명 정도에게 비자
금이 흘러들어간 것으로 볼 수 있으나 검찰은 전씨가 함구하고 있어 구체
적인 대상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문제가 되는 돈은 5공 청문회가 있을 무렵인 88년말에 뿌려졌
다는 1백50억원이다.

전씨는 백담사로 가지 않기 위해 여야 정치인과 언론인들에게 뿌렸
다고만 말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전씨가 더이상 진술하지 않고 있기때문에 누구에게 얼마가 갔는지
에 대해 전혀 알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전씨가 로비를 했다면 「전씨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 의사결정
권을 쥐고 있는 정치권의 실력자들이나 청문회 의원들이 1차 대상이 되지
않았겠느냐는 것이 검찰의 추측이다.

전씨측이 「원(원)민정당」이라는 신당창당을 위해 정치인 2백명에게
5백억원을 줬다는 대상자들도 현재까지 드러난 것은 아무도 없다.

검찰은 『정치인이라면 모두 국회의원인가』라는 질문에 『넓은 의미
의 정치인』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또 『2백명이 연인원인가.

아니면 순인원인가』에 대해서도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91년부터 무려 4년동안 정치인들에게 비자금을 주었으므로 여러차
례 받은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특히 신당 창당이 목적이었다면 다수의 인원보다는 신당 깃발을 올
릴때 따라 나설만한 「소수」를 관리했을 가능성이 더 많다.

여기에 대해서도 검찰은 『전씨측이 밝히지 않아 아직 모르겠다』는
답변뿐이다.

그러나 이런 전씨 진술의 신빙성은 검찰조차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잔여 비자금을 은닉하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돈을 실제로
뿌린 것인지 알 수없다』고 말했다.

검찰이 전씨를 상대로 퇴임때 갖고 나왔던 1천6백억원의사용처를
추궁한데 대해 전씨가 「또다른 의도」를 갖고 사용처를 적당히 둘러댔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전씨의 법률고문인 이량우변호사가 신당창당계획을 완강히 부인한
것을 비롯, 전씨가 검찰의 진술공개에 대해 웃기만하고 반응을 보이지 않
았던 것 등은 풀리지 않는 의문이다.

검찰은 은행계좌 추적등을 통해 비자금이 흘러들어간 경로를 추적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자신있는 표정은 아니었다.

이날 브리핑에서도 검찰은 『계좌추적을 해본 결과 현금화한 것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고 했다.

끝내 밝혀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검찰은 확인되지 않은 피의자의 진술을 공개함으로써 총
선을 앞둔 시점에서 정치권 일부세력과 언론계에 흠집을 내려는 정치적의도를 갖고 있었다는 비난에 봉착해야할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