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시」 저자 샐먼 루시디가 7년간의 도피생활끝에 미방송에 모습
을 드러냈다. 이슬람교를 모독한 혐의로 이란의 고아야툴라 호메이니로부
터 「사형선고」를 받았던 루시디는 그동안 곳곳을 떠돌며 피난살이를 해왔
다. 언제 테러대상이 될지 모르는 불안과 공포속에 쫓겨다녔다.
16일 오후 맨해튼 TNH방송 「도나휴 쇼」 녹화장. 3백여 방청객들은 예
정에없던 초대손님을 맞았다. 『20세기 역사적 인물중 한사람』이라는 사회
자의 소개를 받고 나타난 루시디. 여전히 왜 죽음의 공포에 쫓겨다녀야
하는지조차 모르는 듯 꺼벙한 표정 그대로였다. 그러나 동정 어린 질문들
에 대한 그의 대답은 단호했다.
『살해협박이 인성의 양극단을 관조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으며, 결국
어떠한 위협도 내 작품과 입을 막을수 없음을 증명해보였다』고 호언했다.
햄버거 가게에도 변장을 하고 드나들었느냐는 물음엔 『모자도 쓸 필요가
없었다』고 대꾸했다. 작품활동에 살해위협쯤은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으
며 두렵지도 않다는 의연한 태도였다.
그가 방송출연을 위해 에 「잠입」한 것은 지난 13일. 새 소설 「무
어인의 마지막 탄식」 판촉활동이 명분이었지만, 사실은 정상생활 복귀 가
능성을 조심스럽게 타진하기 위한 것이었다. 일정을 일절 비밀에 부친 채,
공립도서관 작품설명회, 친구와 팬들이 주최한 파티, ABC방송 「굿모
닝아메리카」프로 등에 잇따라 참석했다.
「사람 사는 것같이」 살던 그는 그러나 다음날 또 어디론가 숨어버릴
수밖에 없었다. 사흘간의 짧은 외박이었다.【=윤희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