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그리움으로 다시 만나(16) $$$.

그는 커피 잔을 든 채 자기 앞으로 다가온 그녀의 손을 바라보았다.
천장에서 떨어지는 형광등 불빛이 그녀의 손위에 부서졌다. 언제나 그
녀의 입술처럼 연약해 보이던 손이었다.

"정우 씨가 보고만 있으니까 부끄럽잖아요. 잡아줘요".

그가 그녀의 손 아래로 손을 내밀었다. 그녀의 손이 그의 손 위에 놓
였다. 그는 가만히 그녀의 손을 잡았다.

"따뜻해요".

"이렇게 나와 있어도 돼?".

"다섯 시까지는 괜찮을 거예요".

그는 그녀가 앉은 소파 뒤쪽의 벽시계를 바라보았다. 십분 전 네 시
였다. 그는 그녀의 손을 꼭 쥐듯 자신의 손에 힘을 넣었다.

"이러니까 정말 새 같다".

"언제나 새였어요. 정우씨 앞에서는".

"커피 마셔야지".

그는 그녀의 손을 풀었다. 예전엔 이렇게 마주 앉아 잡았던 손이 아
니라 옆에 한 손으로는 그녀의 손을 잡고, 또 한 손으로는 그녀의 다른
쪽 어깨를 감싸안았다.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던 그때. 그런데 그 사
이 한 남자가 있었다. 8년의 세월. 저편, 그리고 지금.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다. 그녀가 눈으로 말하고 그도 그 말
을 눈으로 들었다. 그녀는 네 시 반에 자리에서 일어섰다.

"꼭 주고 싶은 물건이 있었어요".

그녀는 핸드백에서 갈색 지갑을 꺼냈다.

"포장하려다가 일부러 하지 않았어요. 내가 간 다음 열어봐요".

"그래. 나도 아무 것도 준비하지 않았는데...".

그는 지하 주차장까지 그녀를 따라 갔다. 그녀가 회색승용차의 문
을 열었다.

"나 오고 싶으면 또 올 거예요, 여기".

"그래, 오고 싶으면...".

"전화도 할 거구요. 이제...".

자동차가 출입구 쪽으로 나가는 것을 지켜본 다음 그는 사무실로 올
라왔다. 지갑을 열자 그 안에 작은 메모지 한 장과 최근에 찍은 그녀의
사진 한 장이 나왔다.

"사랑해요".

"그래, 나도 너를...".

그는 오래도록 그녀의 사진을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