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풍백화점 1심선고 해설 ***
*** 예고된 중형...이회장부자 총체적 과실 인정 ***
*** 우성건설 부실시공 책임...손배소 잇따를듯 ***.
건국이후 최대 참사인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에 대한 1심 재판은 이준
삼풍회장등 관련자들의 중형선고로 끝났다. 지난 6월29일 백화점 A동
5층건물 전체가 폭삭 내려앉아 5백3명 사망, 7백18명 부상이라는 끔찍한
기록을 세우면서부터 사건 관련자들의 중형은 예상된 것이었다.
피고인들은 8월말 첫 공판 이후 ▲설계 및 시공상의 부실여부 ▲ 운
영유지과정에서의 과실 ▲건축과정에서의 공무원들의 뇌물수수여부 등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벌여 왔다.
담당재판부인 서울지법 형사22부(재판장 이광렬)는 먼저 징역 20년이
구형된 이회장에게 징역 10년6월을, 이한상삼풍사장에게는 검찰의 구형
대로 7년을 선고함으로써 이들 부자에게 이 사건의 총체적 책임을 지웠
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탈법적이고 변칙적인 방법으로 이윤의 극
대화에만 주력한채 부실공사, 무단용도변경 등을 조장하고 최소한의 유
지를 위한 조치조차 소홀히 해 엄청난 희생을 불러온 책임이 있다』고 중
형선고배경을 밝혔다.
시공-유지 등 모든 부분에 대한 과실을 인정한 것이다.
붕괴의 시발점이 된 A동 5층 바닥과 기둥의 시공여부를 둘러싼 우성
건설과 삼풍건설의 다툼은 검찰측 주장대로 우성건설이 시공한 것으로
판결이 났다. 이로써 우성측은 부실시공의 책임을 떠맡게 됐으며, 사고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도 피할 수 없게 됐다.
냉각탑 구조계산, 붕괴진단 등을 잘못한 혐의로 기소된 이학수구조기
술사, 임형재건축설계사에게 금고 3년이, 감독책임을 물어 정순조 우성
건설 건축주임에게 금고 1년6월의 실형이 선고된 것도 재판부의 엄단의
지를 엿보게하는 대목이다.
부실시공된 백화점의 유지관리는 전문지식이 없는 사람들이 맡은 것
으로 드러났다. 삼풍백화점은 무량판구조라는 특수공법으로 건축돼 전문
가가 철저하고 세심하게 유지 관리될 필요가 있는데도 예산부족등의 이
유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유지관리가 전혀 이루어 지지 않았다는 것.
이에따라 94년7월 A동 5층과 화물엘리베이터 천장에서 물이 새는데도 누
수방지공사 없이 1년 동안 물통을 받쳐놓는 등 임시조치만 취해 균열확
대를 막지 못했다는 것이 재판부의 설명이다.
공무원 수뢰부분은 가장 공방이 치열했던 부분. 황철민-이충우 전서
초구청장을 비롯, 수뢰혐의 공무원 11명은 모두 법정에서 뇌물수수 사실
을 부인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이준-이한상 부자등의 일관된 주장을 받아들여 공무
원들의 수뢰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특히 1천만∼1천3백만원을 받은 황-이 전서초구청장과 이승구 전서초
구청도시정비국장 등 3명은 각각 징역 2년6월의 실형을 받았다. 공무원
수뢰사건의 경우 수뢰액이 2천만원이하면 집행유예를 선고하던 관례에
비추어 볼 때 이는 상당히 「파격적」이라는 것이 법원주변의 평가다.
재판부는 『담당공무원들이 뇌물을 받고 건물의 이상유무를 제대로 확
인하지 않거나 묵인, 행정감독을 통한 불법시공 및 유지관리 단속기회마
저사라졌다』고 지적했다.
1심선고에도 불구하고 삼풍사고의 책임을 둘러싼 법정다툼은 앞으로
2년이상 지속될 전망이다. 형사재판의 항소-상고심과 함께, 삼풍건설과
우성건설간의 손해배상 소송, 사고피해자들이 이 두 회사를 상대로 제기
할 손해배상 소송등 민사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