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의 맹목성에 휘말려 가장 소중한 생명을 잃는 사례가 겨울산에서
는 종종 발생한다. 우리나라 산은 만년설이 쌓이진 않지만 대륙성기후대
에 속해 있기 때문에 극지방에 비견되는 혹한과 폭설이 한 겨울에 서너
번은 반드시 도래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산행 준비를 해야 한다.
◇윈드재킷 = 체온 보호를 위해 꼭 필요한 장비다. 윈드재킷의 기본
기능은 방풍과 방수다. 여기에 투습이라는 기능을 보태면 금상첨화다.
땀이 증발해 새나갈 수 있는 통로를 열어주는 기능이 투습기능이다. 방
수투습원단의 원조인 고어텍스(Gore-Tex)의 개발로 시작된 첨단 소재개
발은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이루어져 하이포라, 바이엑스 등이 시판되고
있다. 등산 초보자라면 우모복보다 이런 기능을 갖춘 윈드재킷을 먼저
구입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다.
◇중등산화 = 눈밭을 헤쳐나가려면 다른 계절에 신어도 별 탈 없었던
홑겹 가죽등산화(경등산화)보다는 가죽을 두 겹 댄 중등산화가 필요하다.
설사면을 오를 경우 차듯이 걷는 킥킹스텝(kicking step)과 내려갈 경우
뒤꿈치로 찍어내리듯 걷는 플런지스텝(plunge step)을 구사해야 하므로
등산화창이 많이 굽는 경등산화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또 쉽게 젖어
들어 동상에 걸릴 우려가 높다.
◇아이젠과 지팡이= 중등산화로도 걷기 어려운 단단한 설사면이나 빙
판길에선 등산화 밑에 날카로운 발톱이 있는 아이젠(eisen)을 장착해야
안전하다. 4∼6발짜리가 시판되고 있다. 또한 설사면이나 빙판길에서 균
형을 잡아줄 지팡이도 필요하다. 요즘에는 배낭 속에 넣거나 밖에 달아
운반하기 편한 3단 스키폴이 겨울산 지팡이의 주종을 이루고 있다.
◇스패츠와 오버글러브= 윈드재킷으로도 방어가 되지 않는 부위가 바
로 발목이다. 깊은 눈밭에서 발목을 타고 들어오는 눈을 막으려면 스패
츠가 필요하다. 또한 깊은 눈을 헤치고 나아갈 경우 장갑이 눈에 젖어드
는 것을 막기위해선 오버글러브가 필요하다. 스패츠와 오버글러브도 방
수투습성 원단을 채택한 것이 뛰어난 기능을 발휘한다.
이외에 모자, 장갑, 양말 등을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는데 특히 양말
은 두터운 모직양말이 필요하다. 청바지는 그 스포티한 외양과는 달리
뻣뻣하고 젖으면 보온이 전혀 되지 않아 산에서는 가장 불편한 옷이므로
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