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2시20분 경북 성주군 성주읍 성밖숲 공원. 거대한 열기구가
하늘에서 내려왔다. 기구안에는 나비 넥타이 차림의 신랑과 하얀 웨딩
드레스의 신부가 눈부신 듯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이들은 땅으로 내려
와 일생을 같이하기로 약속하고 부부가 됐다.
대구지역 패러글라이딩 동호회 「송골팀」 회원인 여왕동씨(30)와 대
구 곽병원 간호사 김선영씨(28)의 결혼식 장면이다. 3년전 패러글라이
딩을 배우면서 인연을 맺은 이들은 「하늘에서 내려와」 부부가 되기로
하고 이날 이색결혼식을 올렸다.
당초 계획은 패러글라이딩으로 식장에 「착륙」하는 것이었으나 바람
적당치 않은 관계로 열기구 비행으로 대체했다. 대신 동료들이 궂은
날씨에도 열기구 주변을 3대의 모터 글라이더로 맴돌며 이들의 앞날을
축복했다. 지상에서는 풍물패의 사물놀이와 무용이 펼쳐져 하객들의
흥을 돋우었다.
이색 결혼식답게 주례선생님도 2명이 등장했다. 기독교 신자인 신
부측에서 교회 목사를, 신랑측이 성당 신부를 각각 모신 것. 주례 선
생님들은 번갈아 신랑신부에게 축도를 올려 주었다. 패러글라이딩 매
니아답게 이들은 신혼여행도 내달 1월 19일로 계획된 원정비
행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신랑 여씨는 『답답한 식장을 피해 하늘에서 내려와 야외에서 올리
는 결혼식을 꿈꾸고 있었다』며 『앞으로 결혼생활도 지금처럼 창공을
나는 기분이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