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집행은 3일 오전 6시34분 검-경 합동으
로 작전이 개시된지 37분만에 전격적으로 끝났다.

이날 0시20분 서울을 출발한 리수만서울지검 수사1과장등 수사관 9명은 사
전에 창원지검 거창지청과 연락, 합천경찰서와 인근 경찰서의 병력 10개 중
대 1천여명 등 대규모 경찰병력을 지원받아 놓고 있었다.

만의 하나 예기치 않은 충돌이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전씨
의 생가가 있는 경남 합천군 내천면 종가(종가) 앞마당에 20∼30여명의 주
민과 종친들이 모여 있었고, 민주노총, 농민회 등 시위대 40여명이 모닥불
을 지핀 채 마을 어귀에서 밤샘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었다. 또 전씨가 검찰
소환에 불응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만큼 영장집행이 순조롭지 않을 경
우를 대비한 것이었다.

경찰은 숫적 우위로 강제집행한다는 작전을 폈다. 경찰은 우선 도착한 수
사관들이 전씨 숙소로 무사히 들어갈 수 있도록 「스크럼」을 짜서 통로를 확
보했다. 한사람이 겨우 통과할 만한 통로를 통해 수사관들이 문앞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6시 정각. 전씨에 대한 구속영장 집행을 통보 했으나 예상했
던대로 종친과 마을 청년 등의 강력한 반발로 대문을 사이에 두고 경찰과
대치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어디에 들어오려고 하느냐』는 등 고함과 욕설
이 오가 몸싸움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사태가
악화할 조짐을 보이자 어청수합천경찰서장은 핸드마이크로 『정당한 영장 집
행을 방해하면 의법 조치하겠다』고 3차례에 걸쳐 경고했다.

결국 주민들이 힘에 밀려 대문을 열 수 밖에 없었고, 이과장 등 검찰직원
3명과 어서장이 마당을 가로 질러 전씨가 묵고 있는 내실로 들어가 영장을
집행했다.

이에앞서 검경은 구속영장 집행과정의 불상사에 대비하기 위해 전씨 측근
들과 사전에 의견을 조율, 강-온 양면 작전을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오전 4시쯤 전안기부장 등 전씨 측근들과 합천의 모 여관에서 만나
순순히 연행에 응할 것을 당부했다는 것. 이에대해 전씨 측근들은 연행에
응하는 대신 합당한 예우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문에 당초 새벽
4시전후로 예상됐던 합동작전이 2시간 정도 연기된 것.

전씨에게 직접 영장을 제시하는 일은 이과장이 맡았으며 합천 경찰서장이
임석했다. 이들은 잠자리에서 일어난 전씨에게 세수하고 옷입을 시간을 준
뒤 영장을 제시하고 「미란다 원칙」을 고지한 뒤 연행을 시작했다. 전씨의
준비시간이 오래 걸리자 주민동요를 우려, 전씨에게 서두를 것을 당부하기
도 했다. 6시34분 2명의 호위 수사관이 양쪽에서 전씨를 감싼 채 밖에 대기
하고 있는 호송차량으로 향했다. 연행과정에서 주민들과 몸싸움이 벌어졌으
나 큰 불상사는 없었고, 1천여명의 경찰 스크럼으로 이루어진 통로는 계속
유지됐다. 이들은 6시37분 전씨를 호송차량인 서울 2버4442 프린스 승용차
에 태우고 합천군 내천면을 빠져나갔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일부가 구호를
외치며 승용차에 접근을 시도했으나 모두 경찰에 의해 저지당했다.

영장 집행팀은 경호상 문제를 고려, 휴게소에 들르지 않고 곧바로 안양교도소를 향해 달려 이날 10시 37분 무사히 도착했다. 대구=김동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