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지난 7월 「5.18」관련 고소-고발사건에 대해 「공소권 없음」이
라는 불기소결정을 내렸다.

검찰은 이같은 법적 판단의 논리를 『성공한 내란은 처벌할 수 없다』
는 데서 찾았다. 검찰은 수사 발표문에서 『정치적 변혁의 주도세력이 정
권창출에 성공했을 경우, 사법심사가 불가능하다』고 표현했다. 8개월여
에 걸친 수사끝에 「내란의 기수」(이미 완료된 내란 즉 성공한 내란)는
법적으로 따질 수 없다고 결론지은 것이다.

이에따라 검찰은 80년 비상계엄 전국확대에서 국보위 설치, 광주민주
화운동 진압, 대통령(당시 직책 이하 같음) 하야 및 보안
사령관 집권까지의 과정이 내란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검찰은 사실관계 수사와 사건의 성격 규정을 통해 보안사
령관 등 신군부의 「불법성」을 조목조목 적시, 내용면으로는 내란혐의를
간접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즉 문제가 된 일련의 조치들을 대통령의 사전지시 또는 재가없이 기
획-입안해 추진하거나 월권과 위법행위를 자행해 향후 정국에 대한 주도
의사를 강력히 나타냈다는 설명이다. 「정권창출의 준비행위」 「집권기반
구축」 「권좌에 오르는 결정적 기반」 등이 그 수사로 사용됐다.

그럼에도 검찰은 이같은 정황을 새로운 정권과 헌법질서를 창출해 나
간 정치적 변혁으로 해석, 신군부의 행위 및 조치가 구체적으로 내란죄
와 내란목적 살인 등에 해당하는지를 판단치 않고 형식판단 우선법리에
따라 피고소-고발인 58명 전원에게 공소권 없음 결정을 내렸다.

여기에는 국내외의 여러 법이론들이 동원됐다. 옐리네크를 비롯한 독
일법계 법학자들을 인용, 쿠데타 성공이든 뭐든 새 정권이 출범하면 법
률질서도 다시 형성돼 그 이전의 사실행위는 법적 인증을 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또 국내의 통설도 구질서를 지키기 위한 내란죄로 신체제
의 주체를 처벌할 수 없다는데 모아져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국보위상임위원장이 일련의 행위를 바탕으로 비록 간접
선거에 의했으나 국민적 심판을 거쳐 81년 3월3일 제12대 대통령에 취임
함으로써 새 헌법질서를 성공적으로 형성했기 때문에 위법성을 판단할
수 없다』는결론이다. 검찰은 쿠데타 성공세력을 처벌할 경우, 자칫하면
새정권출범이후의 헌정질서 단절을 초래해 정치-사회적 대혼란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덧붙이고 있다.

이같은 법해석에 대해 많은 법조인들은 비판을 가해왔다. 『쿠데타 또
는 내란이 성공하면 처벌할 수 없고 실패하면 처벌할 수 있다는 것은 미
수범은 처벌하되 기수범은 처벌못한다는 억지논리다』, 『성공한 쿠데타는
범죄성을 지운다는 이론적 근거는 19세기에 유행하다 이미 용도폐기된
것이다.』 이러한 의견들이 검찰의 수사결론을 반박했다.

이에대해 「5·18」수사팀은 『먼저 사실관계를 객관적으로 철저히 규명
한뒤 최적의 법적 판단을 내렸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사건 자체가
정치적인 만큼 당시의 여러가지 정치적 고려가 불기소결정을 이끌어내는
데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현재의 정치적 상황에 의해 「성공한 쿠데타」를 처벌하기
위한 특별법 제정이 확정된 지금, 검찰은 넉달전 내렸던 결론을 「스스
로」 뒤집기 위해 새로운 법해석을 마련해야 할 희한한 처지에 서있게 됐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