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하르토 일가, 28년간 3백억불 축재 ####.

친인척이 최고권력자의 위세를 업고 벌이는 스캔들은 대부분 후진국
에서 일어난다. 「영부인」이 참석하는 공식행사는 있어도 최고권력자의
동생이나 장인, 아들이나 조카-처남이 참석하는 공식행사는 없다. 권력
자의 친인척이 눈에 뜨이는 자체가 덜성숙한 사회임을 입증하는 셈이다.

의 카를로스 살리나스 전대통령의 형 라울은 동생의 후광을
빌려 마약밀매, 토지강탈등을 자행했다. 세계적 휴양지인 아카풀코 해
변 인근의 「푼타 디아만테」지역에 대규모 관광단지를 조성하면서 공무
원에 대한 협박, 매수를 계속했다. 누이동생의 전남편이었던 집권 제도
혁명당의 사무총장 호세 마시에우가 불법행위를 그만두고 사업을 정리
하라고 하자 라울은 마시에우를 청부살해했다.

남미에서는 형제관계에 특별한 의미가 부여된다. 형의 온갖 비리를
감싸주던 카를로스는 대통령직을 물러나면서 궁지에몰리기 시작한다.믿
었던 후임 대통령 에르네스토 세디요에 의해 형의 비리가 하나둘 벗겨
져가자 살리나스는 「인정」에 호소하며 형의 결백을 주장하는 두번의 단
식을 했다. 그러나, 이미 「가족의 정」으로 나라를 이끌어갈 수 있는 시
대는 아니었다. 결국 의 고속경제성장을 이룬 영웅으로 추앙받으
며 WTO 초대 사무총장의 가장 강력한 후보였던 살리나스는 결국 망명의
길을 떠나게 됐다.

한때의 「미스터 클린」 페르난도 콜로르 전 대통령은 2천3백만
달러의 뇌물을 동생 페드로와 부인 로사네 말타와 함께 착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알려지게 된 것도 페드로가 재정담당 참모와 다툼을 벌이다
형의 비위를 폭로했기 때문.

친인척 비리는 후진 독재국가일수록 극심하다. 퇴임 자체가 없는 독
재국가에서는 일가가 모든 이권을 장악하며 부귀영화를 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가족이 90여개의 기업을 거느리며 온갖 특혜를 받아 1백억달러의 치
부를 한것으로 보도되고 있는 필리핀 마르코스 일가의 비리나, 3부자의
43년간 통치기간중 2백억달러에 달하는 돈을모은 의 소모사 일
가의 부정부패는 너무도 잘 알려진 얘기다.

현직으로서는 인도네시아 수하르토 대통령 일가는 집안 전체가 거대
한 정경복합체다. 이들이 28년간 축재한 부는 3백억달러가 넘는다는게
(CIA)의 추산이다. 차남 밤방 트리하트모디오(41)가 현지
재벌 4위, 장녀인 하르디얀티 하스투티(46)는 국내 재벌6위, 장남인 시
지트 햐료유단토(44)는 7위다. 더 계속하자면 사촌동생이 8위, 이복동
생은 11위, 막내아들은 13위….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장남인 우다이가 의 경제제재 하
에서 이라크의 석유 밀수출권을 장악, 하루 1만5천배럴의 석유판매로 2
백만달러 이상을 번다는 보도들이 나오고 있다. 스포츠카를 1백대나 가
지고 있으며 아버지의 이복형제인 와트반 이브리히 하산에게 또다른 스
포츠카를 요구하다 거절당하자 사살, 사위인 카멜의 망명사태를 빚었다
는 이야기도 있다.

선진국에서의 친인척 비리는 그 예도 적고, 현직에 있을 때 당장 발
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거의 예외없이 다음선거때 국민의 심판을 받
았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카터, 부시 등 최근 재선에 실패한 미 대통
령들은 모두 현직때 친인척때문에 구설수에 올랐던 사람이다.

무절제한 언동으로 「어릿광대 왕자」라고 불리던 지미 카터 전대통
령의 동생 빌리 카터는 80년 리비아정부의 이미지 개선활동을 해주는 대
가로 22만달러에 달하는 돈을 얻어쓴 사실이 발견됐다. 이 「빌리 게이트」
는 고전중이던 형의 재선운동에 찬물을 끼얹었다.

에 패해 물러난 부시 역시 친척들의 구설수가 많았다. 형 프
레스콧부시는 남미-아시아기업을 상대로 이권사업을 벌였고 둘째아들 존
은 아버지가 부통령 시절이던 85년 한 은행으로부터 4백60만달러의 거액
을 신용대출받아 빌딩을 샀다가 파산했다. 셋째아들 닐은 85∼87년간 저
축은행 이사로 일하다 부실대출로 이 은행을 파산시켰다. 당시 선거전에
선 의 화이트워터 사건도 맞물려 있어 큰 이슈가 되지는 않았으나
부시의 인기하락에 일조했다.

미국에서 대통령 가족들의 비리는 대개가 호가호위형으로,최고권력자
자신이 한통속이 돼 관여하고 방조하는 경우가 아니다. 그러나 미국 언
론들은 대통령이 현직일 때 이미 친인척 문제를 공격적으로 다루기 때문
에 엄격한 의미에서 「전직 대통령」의 친인척 문제란 거의 없다. 선진국
일수록 친인척에 대한 감시는 심하게 마련이다. 미대통령들은 그래서 친
인척 단속에 적극적이었다.

미 리처드 닉슨 전대통령의 경우 비록 「워터게이트」사건으로 물러나
기는 했지만 69년 동생 도널드가 이권에 개입할 움직임을 보이자 『형제관
계를 이용, 비리를 저지르는 사람이 없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도널드
가 동업자와 함께 의 채광권에 손을 대자 당시 내정담당
보좌관인 존 옐리크먼은 도널드에 대한 미행을 관계당국에 지시했다.

권력자 못지않게 권력자의 친인척에 대한 유혹의 가능성도 많다. 그
래서 그런지 친인척이 아예 초야에묻혀 유혹의 기회를 단절해버리는 경우
도 있다. 보리스 대통령의 굴곡심한 정치인생을 평생 뒷바라
지해 온 로모 클라브디야 바실리예브나. 그녀는 아들이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에도 시골에 살면서 농사만 지었다.겨울에 아들과 손자들에게 반찬과
털양말을 갖다주러 크렘린에 잠시 들렀다가 돌아가는 평범한 할머니로 일
생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