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재벌 소환조사를 하면서 로태우 전대통령뿐 아니라 국
민회의총재와 자민련총재 등 야당 정치인에게 돈 준 내역에 대해
서도 조사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12일, 국민회의는 『 죽이기』라며
강력 반발했고, 자민련은 겉으론 태연했으나 정치권 전반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국민회의는 이날 당의 공식적인 반응은 없었다. 당사는 텅 비었
다. 13일 김총재 주재의 간부회의에서 대응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그러
나 당 관계자들은 『김총재 죽이기를 위한 공작과 음모』라고 강력 반발하
면서 『조사를 하려면 야당에 대해서만 하지 말고 대통령에 대해
서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으론 검찰수사 결과를 주시하며
대응책 모색도 하고있다.

당 관계자들은 기업의 정치자금은 당연히 여당측에 더 많이 돌아갔을
텐데도 야당에 대해서만 조사한다면 명백한 야당 탄압이자 정치공작이라
고 역공하고 있다. 대변인은 『김대통령이 더 많이 받았겠는가 김
총재가 더 많이 받았겠는가 길가는 소에게 물어보라』며 『공작과 음모로
정권을 잡으니까 모든 것을 다 그런 식으로 하려하는데, 이는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규탄했다.

김총재의 핵심 측근인 남궁진 의원은 『김총재가 노씨로부터 20억원
외에 추가로 받은 증거가 있다면 뭣하러 재벌을 상대로 조사하겠는가』고
반문하며 『호랑이를 못잡으니까 산에다 불을 놓는 격으로, 어떻게든 야
당에 초점을 돌리려는 책략』이라고 비난했다. 김옥두 의원은 『과거 군사
독재정권은 김총재를 용공음해 조작으로 죽이려 했는데 문민정부라는 현
정권은 정치개혁이라는 미명하에 김총재를 죽이려 하고 있다』며 『그러나
김대통령은 대선지원금 공개라는 국민여론에 걸려 결국 좌초하고 말 것』
이라고 흥분했다.

의원은 『노씨 비자금의 본질은 조성경위와 사용처이고 사용
처의 핵심은 김대통령이 받은 대선 지원금』이라며 『야당 정치인에 대한
수사는 이런 본질을 외면한 채 정적 죽이기로만 나가는 것』이라고 비난
했다.

국민회의는 그러면서도 기업인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지 않은 정치인
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점도 인식하고 있다. 『대부분의 정치인들이 자기
가 사업을 하면서 정치를 한 적이 없다』(박대변인)는 것이다. 이에따라
『밝힐 것이 있다면 다 밝혀야 한다』며 강력한 공격을 대응책으로 삼고
있다. 당 관계자들은 『만약 김대통령이 자신이 받았을 정치자금은 놔둔
채 야당의 것만 문제삼으려 한다면 엄청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 경우에 따라서는 투쟁 강도를 더욱 높일 방침임을 시사
했다.

○…이날의 자민련 당사는 매우 조용했다. 이날자 조간신문을 통해
검사들이 재벌총수들에게 김국민회의 총재와 총재에게 준 돈을
집중추궁 한다는 소식이 알려졌으나 공식적으로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
다. 그동안 휴일에도 출근,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에 맞추어 공식반응
을 내곤 하던 대변인실도 이날은 조용했고, 다른 당직자 방도 마찬가지
였다.

구창림 대변인은 『검찰이 수사하는 내용에 대해 우리는 담담하게 지
켜보고 있을 뿐 특별히 할 말은 없다』고 말했다. 구대변인은 특히 김총
재부분과 관련, 『재벌 비자금 수사과정에서 필요하니 물어본 것이라고
생각할 뿐,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
러나 『자세한 것은 김대통령이 내일 서울에 올라와야 가닥이 잡히지 않
겠느냐』며 쪽의 의중에 신경을 썼다.

김총재의 한 측근은 『검사가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캐묻는다는 소리
는 이미 듣고 있었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별 문제될 부분이 없어 걱정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 관계자들은 그러나 만약 검찰의 의도가 DJ와 JP, 나아가 정치권
전반에 대한 사정을 겨냥하고 있다면 만만치 않은 회오리가 불어닥칠 것
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정치권 사정으로 번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했
던 한 당직자는 『아직 자세한 내용을 몰라 뭐라 말하기 곤란하지만 만약
정치권 전반에 대한 사정이라면 심각한 파문이 일게 될 것』이라고 말했
다.

김총재는 이날 친지들과 야외에서 식사를 하고 들어와 자택에서 쉬
었고 다른 당직자들은 지역구를 챙기느라 바빴다고 한다.